부산 아시안로 가로수 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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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읍에서 사직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 이르는 부산 아시안로. 부산시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5백60억원을 들여 7월12일 개통한 왕복 8차선 길 (2.02㎞)
이다.

부산시는 4월부터 7월초까지 아시안로 양쪽 인도에 높이 3~5m, 지름 10㎝ 안팎의 느티나무 3백72그루를 심었다.

그런데 가로수로 심어놓은 느티나무는 벌써 곳곳에서 말라죽었다. 군데군데 가로수는 없고 지지대와 밑둥만 남아있다. 죽은 나무들을 톱으로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이다.

2일 현재 66그루가 말라죽고 없다. 5그루 중 약 1그루가 고사한 것이다.

또 살아있는 나무 중에도 20여그루는 제대로 활착이 안돼 말라죽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20여그루는 살아 있는 잎이 손가락으로 셀 정도만 달려 있을 뿐이다.

더욱이 심어놓은 가로수는 상당수 크게 기울어져 있다.

보도블록도 평평하지 않고 곳곳에 움푹움푹 들어갔거나 위로 솟아올라 있다. 부실공사임을 한눈에 알수 있다.

부산시는 조경공사를 5억원에 (주)
한터종합건설에 맡겼었다.

부산시는 말라죽은 가로수에 대해서는 "이달안으로 새로 심겠다" 며 "시공업체가 당초 공사비로 다시 심어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추가로 더 들어가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시공사인 한터종합건설측은 "부산시가 더운 여름에 나무를 빨리 심으라고 재촉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 며 "가을이나 봄에 심었으면 거의 죽지 않았을 것" 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시가 아시안로 개통을 위해 조경공사를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산 = 정용백 기자 <chungy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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