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튠즈 뮤직스토어’(ITMS)의 국내 진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SM·YG·JYP 같은 국내 주요 음반기획사들은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음원 값을 곡당 1000원 선까지 높게 쳐주는 아이튠즈를 통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JYP의 노승욱(40) 팀장은 14일 “현재 국내 음원 유통시장 구조에서는 제작자가 수익을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음원보다는 광고나 콘서트, 해외 로열티에 수입의 대부분을 의지하는 실정”이라며 “아이튠즈가 들어온다면 이런 시장 상황을 바꾸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JYP·SM·YG는 지난해 다른 소규모 기획사들과 공동으로 KMP홀딩스(KMP)라는 음원 유통업체도 만들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제작사들은 보통 음원 판매수익이 전체 수입의 10%가 채 안 된다”며 “아이튠즈가 정액제 중심의 국내 음원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이튠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일정액을 내면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음악을 즐기고, 곡당 100~200원에 음악 파일을 내려받는 데 익숙해진 국내 사용자들이 높은 가격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것이 아이튠즈의 가장 큰 숙제다.
아이튠즈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면 저작권자가 누릴 수 있는 이익은 단순한 음원 판매수익 상승만이 아니다. 한류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한류 콘텐트는 현재 미국이나 일본 등 일부 지역에만 공급되고 있지만, 글로벌 플랫폼인 아이튠즈를 통하면 아직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한 나라에도 상륙할 수 있게 된다. 국내의 무명 가수가 외국에서 뜰 수도 있는 셈이다. 음원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익모델이 취약한 콘텐트 제작자들이 아이튠즈의 활성화에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아이튠즈 뮤직스토어 (iTunes Music Store)
미국 애플이 2003년 4월 시작한 유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음악을 곡당 1달러 선에 내려받아 개인용 PC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출시 초에는 애플의 맥 컴퓨터 사용자에 한해 서비스됐지만, 최근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들로 사용 영역이 넓어지면서 2010년에는 미국 디지털 음악 시장의 66.2%를 아이튠즈가 차지하게 됐다. 아이튠즈는 2003년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최고의 발명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