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나오는 호남 다선 물갈이론 … 이곳서 지도자 나오지 말란 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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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박준영 전남지사

“먼저 호남에서 정치를 하시는 분들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호남 출신이라고 다선(多選)에 대해 자꾸 물갈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호남에서는 정치 지도자가 나오지 마라’는 것과 같다. 몇 선이냐에 따라 경륜이 축적되고 지도자 반열에 오르는 것인데…”

 4월 총선 관련해 민주통합당에서 호남 소외론, 역 차별론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박준영 전남지사가 한 말이다. 10일 JTBC·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그는 “민주당도 반성을 하고 전국 정당으로 돼 가야 하지만, 수 십 년 간 열렬히 지지해 온 호남에서 지도자가 못 나오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지사와 일문일답이다.

 - 지역에서 새누리당 의원을 뽑아 줘야 한다는 민심도 있는데.

 “그런 정서가 일부 있다. 대표적으로 이정현 의원은 지역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 줬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것을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아 새누리당이 의석을 얻을지는 모르지만. 호남 도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고 믿는다.”

 -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명박(MB) 정부와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맺어 왔다. MB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많은 성취도 있고, 국민이 실망하는 부분도 있다. 어느 정권이든 좋은 것만 있고, 나쁜 것만 있고 하지는 않다. 잘 한 것은 잘 했다고 말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MB정부가 잘 한 점과 잘 못한 점은.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세계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굉장히 기여했다. 작년부터 오고 있는 유럽발 경제위기도 비교적 선제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국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추진할 필요가 있었다. 수질이 가장 나쁜 영산강을 먼저 추진하고 확대했더라면 저항이 덜했을 것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방법에서 국민들과 대화를 더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남북관계에서 거의 하나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통일은 민족의 숙원이다. 과거 10년을 전부 부정하지 않고, 그 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지 찾아 진전시켰어야 했다. 독일의 예를 보더라도, 사민당 시절에 동서 화해 협력의 길을 갔고 그 바탕 위에서 자민당 정부가 통일을 이뤘다. 이런 역사적 교훈을 보고 잘 했다면, 남북관계 긴장이 훨씬 덜하고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반성하면서 그렇게 해야 한다”

 -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북한을 초청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북한도 똑같이 바다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대해 북한도 공유했으면 좋겠다. 또 북한이 한국의 박람회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해 BIE(세계박람회기구)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우리에게 표를 찍어 줬었다. 한국에서 박람회가 열리면 참여하겠다고도 밝혔었다. 박람회 초청 및 참가는 정부 간의 일이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에 참가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 현재로선 무망(無望)하지만, 계속 노력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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