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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주가 2000, 내국인 팔고 외국인 사고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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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호 03면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오른쪽)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들어가고 있다. 각국 참석자들은 추가적인 정부지출 감축 등 구제금융을 위한 새 조건들을 그리스에 내걸었다. [브뤼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주는 6개월 만에 다시 ‘주가 2000시대’를 연 것이 눈길을 끌었다.
8일 2000선을 돌파한 뒤 9일에는 2010선까지 올랐다. 주중 막판에 너도 나도 펀드를 환매하는 바람에 밀리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4380억원을 환매했다. 2007~2008년께 펀드에 가입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목이 잡혔던 투자자들은 세계 금융시장은 그간 그리스 디폴트 우려를 무시한 채 시중에 풀린 ‘돈의 힘’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리스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 유럽의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 합의를 했다. 그러나 유럽은 그리스에 납득할 만한 추가 적자 감축안을 내놓으라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열리는 15일까지 구제금융 지원을 보류시켰다. 더구나 그리스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가 긴축협상안에 반발하고, 일부 장차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은 그리스 문제가 원만히 풀릴 것으로 기대하며 움직이고 있지만 언제 돌발적인 사태가 터질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재계는 웅진그룹과 한화그룹이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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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32위인 웅진그룹은 15개 계열사 중 핵심인 웅진코웨이(정수기업체)를 갑자기 팔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뿌리는 웅진이 태양광사업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윤석금(67) 회장은 미래는 태양광에 있다며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글로벌 톱3’로 키우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수요처인 유럽이 재정난으로 태양광 산업 보조금을 줄인 데다 중국 업체들의 난립으로 값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선두업체인 OCI와 KCC 등도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60% 넘게 급감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갑작스러운 매각결정은 국내외 태양광 산업을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거래소는 3일 밤 ㈜한화의 주식을 거래정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김승연(60) 회장 등 임직원의 횡령·배임 혐의에 관한 공소장을 받았다는 공시로 거래정지를 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하기로 했다. 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검찰로부터 횡령·배임에 관해 공소장을 받으면 곧바로 공시하게 돼 있다. 또 횡령·배임액수가 자기자본의 2.5%(대기업집단)를 넘으면 곧바로 매매정지에 들어가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지난주 월요일 장이 열리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서 한화를 제외하기로 했다. 시장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원칙과 기준이 뭔지 모른 채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주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느닷없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언급해 우리까지 놀라게 했다.

IMF의 보고서는 한마디로 최근 유럽 위기 영향으로 최악의 상황 땐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4%대로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무리 어려워도 8% 이상의 성장률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우리에게 미국보다 비중이 더 커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경고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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