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계 인사, 한국 구조조정 높이 평가

중앙일보

입력

제 55차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IBRD) 연차 총회에 참석한 쾰러 IMF총재 등 국제금융계 주요 인사들은 한국의 금융기업구조조정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한편 개혁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일제히 강조했다.

국제금융계 인사들의 이런 발언은 한국이 고성장 상황에서 개혁 분위기가 이완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쾰러 총재는 27일 오후 체코 프라하에서 진념(陳稔)재정경제부 장관을 만나 “경제가 호전되면 개혁의지가 약화되는 경향이 있으나 한국은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IMF차입금을 조기상환키로 한 계획을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구조조정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6일 쾰러 총재는 총회 개막연설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높다고 자만해서는 안되며 구조개혁을 보다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언급은 한국을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가 새겨들어야 할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울펜손 IBRD총재도 27일 진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경제회복으로 인해 외부로부터 구조조정 압력을 덜 받고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현재 추진중인 구조조정을 완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호리구치 IMF 아태담당국장은 26일 한국의 취재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 지금시점에서 한국에 제 2의 위기가 온다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다”면서 “한국은 금융기업구조조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쌓았으며 단기부채도 적지않게 갚았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이 경제호전을 계기로 금융기업구조조정 등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재벌들의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IMFㆍIBRD총회 참석차 프라하에 온 다이 중국인민은행총재와 하야미 일본은행총재도 각각 지난 23일과 25일에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한국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총재는 “대우차 매각 지연,고유가,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현안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전총재는 “이런 호평에도 불구하고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국제신인도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피력했다.(런던=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