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주간리뷰 (15) - 9월 넷째주

중앙일보

입력

'코리언 특급' 박찬호는 더이상 우리만의 특급투수가 아니다. 지난주 박찬호는 완벽한 두번의 선발승을 따내며 개인 최다승인 17승은 물론 첫 200 탈삼진을 기록했다. 반면 김병현은 한없는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김병현은 후반기 초반에 당한 손목 염좌 이후 현저히 떨어진 구위로 생애 첫 선발등판 경기도 날려 버렸다.

1. 아메리칸리그

최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중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오클랜드는 지난주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했다. 오클랜드는 비록 1일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시애틀과의 4연전에서 3승을 따내며 80여일만에 지구 1위를 탈환하는 기쁨을 맛봤다.

클리블랜드의 행보는 안타깝기만 하다. 보스턴과의 5연전을 3승 2패로 성공리에 끝낸 클리블랜드는 정작 쉬운 상대로 생각했던 캔자스시티에 2패를 당한 다음 다시 미네소타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캔자스시티와 미네소타는 지난 5년동안 클리블랜드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던 수모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갚고 있다.

2. 내셔널리그

애틀란타,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의 지구 우승 확정. 뉴욕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확정. 아메리칸리그에 비하면 내셔널리그의 티켓 경쟁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애틀란타는 지난 10년동안 9차례 지구우승의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고, 세인트루이스는 96년 이후 4년만에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97년 이후 3년만에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와일드카드 매직넘버 '1'을 남겨놓고 있는 뉴욕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면 디비전 시리즈는 애틀란타 대 세인트루이스, 샌프란시스코 대 뉴욕 메츠의 대결이 유력하다.

3. 화이트삭스, 가는 날이 장날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부상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3일 미네소타 전에서 주전 2루수이자 1번타자인 레이 더럼이 포수와의 충돌 후 실려나가자 화이트삭스의 덕아웃은 완전히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화이트삭스는 이미 에이스 제임스 볼드윈과 빌 시마스가 시즌을 마감했고, 칼 엘드레드의 복귀도 불확실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화이트삭스는 더럼의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밝혀져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7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얼굴을 내밀게 된 화이트삭스. 아무래도 풋내기 화이트삭스가 먼저 상대해야 할 것은 양키스도 시애틀도 아닌 '부상악령'이다.

4. 호세 리마, 난 희생양이야

얼마전 LA 다저스의 명캐스터 빈 스컬리는 최근 폭발적인 홈런수 증가는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 신기록 경신을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의도적으로 공의 반발력을 높혀놨기 때문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다.

올시즌 휴스턴은 그동안 홈런이 가뭄에 콩나듯하는 애스트로돔을 버리고 좌측펜스가 극단적을 짧은 엔론 필드로 이동했다.

결국 이 두가지가(스컬리의 주장이 맞다면) 호세 리마(휴스턴)에게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시즌 최다 피홈런이라는 신기록을 선사했다. 리마는 지난 23일 신시내티전에서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56년 로빈 로버츠가 가지고 있던 46개의 기록을 47개로 늘려놨다.

흥분하면 무작정 가운데로 찔러 넣는 성격의 호세 리마. 그나마 리마(7승 16패)는 오마 달(3승 19패) 덕분에 최다패 1위는 면할 수 있게 됐다.

5. 좌투수 전성시대

올시즌 20승을 돌파한 데이빗 웰스(토론토)와 톰 글래빈(애틀란타)은 모두 좌완투수. 네명의 19승 투수(앤디 페티트, 대럴 카일, 그렉 매덕스, 랜디 존슨) 중 2명이 좌완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의 비율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쓸만한 좌완투수를 발견하면 지옥끝까지 쫓아가라' 예전부터 전해 오던 빅리그의 격언이다.

6. 제이슨 지암비, 역사를 잇는다

오클랜드의 거포 제이슨 지암비가 오클랜드 역사상 네번째로 한시즌 40홈런을 쏘아 올렸다. 홈런이 잘 나지 않는 콜리세움(풀 네임 :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콜리세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오클랜드이지만 그들이 배출한 거포들의 이름을 대면 가공할 만 하다.

레지 잭슨(563개), 호세 칸세코(446개), 마크 맥과이어(554개, 이상 9월 27일 현재).

7. 다음주 Preview

박찬호는 30일 오전 11시 시즌 마지막 선발경기인 샌디에이고전(원정경기)에 등판 18승에 도전한다. 마지막 남은 와일드카드를 놓고 1.5게임차 승부를 벌이고 있는 오클랜드와 클리블랜드는 각각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특히 따라가는 입장인 클리블랜드는 토론토 3연전이 고비가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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