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안부럽다" 연봉4300만원에 해외유학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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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졸 초임 연봉 4300만원. 신입사원은 4주간 호주에서 어학연수. 일 잘하는 직원은 경영학석사(MBA) 해외 유학.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자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고 직원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는 선물 지급…’.

 대기업 얘기가 아니다. 중견 화학업체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이렇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8일 펴낸 『2012 한국의 중견기업』에 소개된 내용이다.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2010년 매출 2536억원에 영업이익 5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3.5%로 국내 제조업 평균(6.9%)의 세 배가 넘는다. 이 회사 인사총무팀의 최대훈 차장은 “튼실한 중견기업이지만 대기업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인재를 모으기 위해 보수와 복리후생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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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한국의 중견기업』은 구직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중견기업 취업 정보를 담은 책이다. 109개 중견기업의 개황과 각종 근무 여건을 소개했다. 이 중 77개사가 대졸 초임을 공개했는데, 27곳(35%)이 연봉 3000만원 이상이었다. 복리후생제도가 잘 갖춰진 중견기업도 상당수다. 대졸 초임을 밝힌 77곳 중 79%인 61곳이 자녀 학자금을 지원했다. 산업·선박용 보일러 업체인 강림중공업과 LCD 소재기업 미래나노텍 등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의료비까지 대준다. 33개사(43%)는 명절이나 직원 생일·결혼기념일에 선물 또는 상품권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견기업연합회 박양균 조사기획팀장은 “연봉과 복지 시스템이 대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 중견기업이 많은데도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이런 현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취업 준비생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정보를 모아 책을 발간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연합회는 구직자들이 볼 수 있도록 『2012 한국의 중견기업』을 전국의 4년·2년제 대학 취업지원센터와 특성화고에 1부씩 보냈다. 개인이 사볼 수도 있다. 구매 문의 02-3275-2987. 2만5000원.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아니면서 국내 계열사의 자산 총계가 5조원을 넘지 않는 기업을 말한다. 중소기업에서 벗어나 중견기업이 되려면 제조업의 경우 상시근로자가 300명 이상이고 자본금이 80억원을 넘어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 매출이 1500억원 이상이거나, 자산 총액이 5000억원을 넘거나 하면 중견기업으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에는 약 1300개 중견기업이 있다. 전체 기업의 0.05%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은 2.4%가 중견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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