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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여자 -48Kg 미리보기

중앙일보

입력

낭랑 18세 동갑내기, '시드니에서의 전쟁'

9월 27일,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첫날경기가 펼쳐지는 시드니 스테이트 센터에서는 여자 -49kg급 금메달을 놓고 낭랑 18세 두 동갑내기 선수가 일전을 겨룬다.

총 12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여자 -49kg급에서는 두 명의 걸출한 선수가 유독 두드러져 보인다.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미국의 케이 포(Kay Poe)와 그녀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 또 다른 강력 우승후보인 대만의 수주치(Shu Ju Chi)가 바로 그들이다. 둘은 공교롭게도 -49kg급에서는 가장 어린 선수들로 모두 1982년생이다.

케이 포는 에스더 김(Esther Kim)과의 '올림픽을 넘어선 우정'으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녀는 지난 5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대표 미국선수선발전' 당시 무릎부상을 입어 시드니행이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의 상대였던 그녀의 13년 지기, 에스더 김이 "한 쪽 다리를 다친 친구와 싸울 수 없다"며 '우정어린' 기권을 해 케이 포는 에스더 김 대신에 시드니 올림픽에 진출하게 된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이다.

케이 포는 언뜻 보기에는 태권도를 한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여려 보이며 수줍음 또한 많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아주 강한 태권도선수'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녀의 빠른 스텝은 그녀가 속해있는 여자 -49kg급에서는 가히 독보적이며 현란한 발차기 또한 일품이다.

케이 포는 또한 득점력 뿐만 아니라 작년에 열린 미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상대에게 단 1득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수비력을 펼쳐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선수라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신장이 작은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비해 강한 인상을 주는 수주치는 기술이 다양하며 남성 못지 않은 기량을 갖고 있다. 그리고 큰 키와 남자선수를 연상시킬 만큼의 파워는 그녀의 라이벌, 케이 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녀는 미국의 케이 포와 함께 -49kg급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이다.

각각의 조국인 미국과 대만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케이 포와 수주치는 나이가 같다는 점 말고도 공통점이 또 있다. 둘 모두 국제대회 경험뿐만 아니라 대회 입상경력이 화려하다.

케이 포는 1999 프레올림픽 핀급 1위, 1999 올림픽 세계예선 핀급 1위 등을 차지했고 수주치도 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올해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쉽 플라이급 1위, 1999 월드챔피언쉽 플라이급 1위, 1997월드챔피언쉽 플라이급 1위 등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한체대의 문원재 교수는 "기술이 다양하고 파워와 신장에서 앞선 대만의 수주치가 미국의 케이 포보다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확률이 더 높다."며 조심스럽게 수주치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신장이 작지만 득점력이 좋고 발이 빠른 케이 포와 이에 비해 조금은 느리지만 힘과 기술 그리고 신장에서 앞서는 수주치 중 어느 누가 이긴다는 판단은 아직 이른 듯 싶다.

이밖에도 2000월드컵 플라이급 2위, 2000 유러피언 챔피언쉽 플라이급 2위를 한 터키의 돈두 구벵(Dondu Guveng)과 2000 유러피언 챔피언쉽 핀급 2위를 차지한 독일의 페디메(Fadime Helvacioglu)는 이 체급에서의 다크호스로 '이변'을 준비중이다.

미국의 케이 포와 그녀의 강력한 라이벌인 대만의 수주치와의 금메달 전쟁, 그리고 이변을 꿈꾸는 다크호스, 터키의 돈두 구벵과 독일의 페이디메의 한판 열전이 27일 시드니 스테이트 센터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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