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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험 진료비 왜 뛰나 했더니, 당일 수술 는 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서울에 사는 주모(32·여)씨는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자궁에 생긴 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당일 아침 6시에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고 그날 오후 퇴원했다. 병원에 입원하지도 않았고, 퇴원 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지 않았다. 외래환자처럼 진료받는 당일치기 수술이었다. 주씨는 29만1410원(총 진료비는 63만3669원)을 냈다. 이 중 20만5849원은 보험이 안 되는 선택진료비·약품비다.

 당일치기 수술이 크게 늘면서 비보험 진료비가 덩달아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8~11월 전국 의료기관 772곳의 2010년 진료분 202만6000여 건을 분석했더니 당일 수술이 24만8969건에 달했다. 이는 2009년에 비해 16.7% 증가한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박민정 부연구위원은 “외래 수술(당일치기 수술)이 급증하면서 보험이 안 되는 검사와 치료재료 비용이 느는 바람에 전체 비보험 진료비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일수술은 오전에 입원해 수술받고 오후에 퇴원한다. 의료진의 수술·검사 기법이 좋아지고 첨단장비가 증가한 덕이다. 백내장·녹내장·요로결석·편도·처진눈꺼풀 수술, 갑상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건보공단 분석 결과 2010년 비보험 진료비는 전체의 16%였다. 2005년 15.7%에서 2009년까지 13%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했다. 병원에 가면 비보험 진료비 전액에다 보험이 되는 건보진료비의 21.3%를 부담한다. 2010년 기준으로 환자 부담은 총진료비의 37.3%(16%+21.3%), 건보 보장률은 62.7%다. 전년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6000억원을 들여 항암제·수술재료 등 9가지 분야에 건보 적용 범위를 확대했지만 거꾸로 간 것이다.

 이유는 신규 투입보다 비보험 진료비가 더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입원환자 건보 보장률은 전년과 차이가 없는데(0.5%포인트 하락) 외래환자는 3.9%포인트 떨어졌다. 건보공단은 그 주범으로 당일치기 수술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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