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강초현 인기 `기대반 우려반'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준 강초현(18.유성여고)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데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마다 강초현의 팬클럽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더니 인기가수 조성모가 후원의사를 밝히면서 그 파급력은 날개를 달았고 광고모델제안이 들어오는가 하면 실업팀들과 한체대간의 `모시기경쟁' 기미까지 보였다.

이러한 인기가 한동안 지속된다면 일단 비인기종목인 사격에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 사격인들의 기대다.

강초현이라는 `깜짝스타'의 존재는 사격같은 비인기 종목에 국민적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가뭄에 단비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

실제로 강초현의 입단을 전제로 깔긴 했지만 모 은행에서 사격팀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온 것은 이런 순기능의 단적인 예다.

대한사격연맹 최현주 국장은 "비록 강초현에 국한된 인기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의 존재가 사격의 저변확대에 기여한다면 이는 곧바로 경기력향상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의 소리도 높다.

지금 각계에서 쏟아지는 강초현에 대한 관심은 강초현 개인에게 국한된 '단발성'일 공산이 크기에 사격전체의 중흥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일부사격인들의 견해는 접어 두고라도 갑작스런 인기가 어린 선수의 성장에 유해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사격인은 "여고생이며 향후 10년 이상 한국사격을 이끌어 갈 재목으로 꼽히는 그에게 이런 과중한 관심이 언젠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신집중이 전부인 사격에서 한창 정진해야 할 나이에 다른 것에 마음을 두게 되면 조로하기 쉽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시간이 흘러 관심이 사라지고 난 뒤 강선수가 일부 언론의 `냄비속성'에 환멸을 느낀다면 어린 선수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벌써부터 각 방송사의 출연제의와 함께 쉴틈없이 오는 전화와 인터뷰요청을 감당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것이 강초현 본인의 말이다.

그를 지도한 강재규 유성여고감독은 "사격엔 굴곡이 있기 마련인데 이후 잠시 슬럼프라도 빠질 때 쏟아질 `말'들을 초현이가 어떻게 감당할 지 걱정이다. 산에라도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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