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고보경 “그린을 놀이터 삼아 1주일에 40시간 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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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지난달 29일 호주 시드니의 오클랜드 골프장에서 열린 2012 호주 여자골프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샷을 한 뒤 공을 보고 있다. 리디아 고는 14세278일의 나이로 이 대회 정상에 올라 최연소 프로 우승 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

“청야니(대만·여자골프 세계 1위)처럼 코스의 지배자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호주여자오픈에서 그의 카리스마에 반했어요.”

 호주에서 3주 연속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한국명 고보경)를 만났다. 그는 지난달 22일 끝난 118년 역사의 호주 아마추어 여자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4세271일) 우승을 했다.

 일주일 뒤인 29일에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뉴사우스웨일스 오픈에서 14세278일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세계 남녀 프로골프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썼다. 3주째인 3일에는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RACV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 RACV 호주 여자 마스터스에서 공동 18위(5언더파)로 컷을 통과했다.

 3주 연속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데도 2라운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나오는 리디아 고의 표정은 밝았다. “이 대회 1차 목표였던 컷 통과를 이뤘잖아요. 내일부터는 청야니 언니처럼 더 당당하게 플레이할 거예요.” 그는 지난해 호주여자오픈에서 청야니를 처음 봤을 때 무서웠는데 그의 강한 승부근성에 놀랐다고 했다.

 -3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면서 힘든 점은 .

 “인터뷰요.(웃음) 수많은 언론사와 인터뷰를 했어요. 행복한 고민일 수 있죠. 뉴사우스웨일스 오픈 직후에는 4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했고 그 다음 날에는 아침 6시25분에 시작해 오전 9시40분까지 이어졌어요. 녹초가 됐어요.”

 -3개 대회에서 모두 캐디가 달랐다고 하는데.

 “첫 번째 대회는 엄마(현봉숙씨)가 직접 했어요. 두 번째 대회는 시드니에 있는 아는 분이 했고요. 그리고 이번 대회는 뉴질랜드 스윙코치 거이 윌슨이 날아와 직접 골프백을 메고 있어요. 차이점이 있는데 뭐라고 얘기하기 어려워요.”

 -알렉시스 톰슨과 이틀 동안 경기를 했는데 어떤 차이점을 발견했는지.

 “키죠. 저(1m65㎝)와 톰슨(1m80㎝)은 15㎝가 차이 나요. 드라이브샷 거리는 평균 30야드 이상 톰슨이 더 나갔어요. 제 키가 5㎝만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톰슨과 아이언 샷 거리가 한두 클럽 이상 차이 나는 것도 제가 극복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 쇼트게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데.

 “1주일에 35~40시간가량 연습을 해요. 주말이면 하루 10시간씩 하는 날도 있어요. 집에서 10분 거리인 그린을 그냥 놀이터 삼아 논다고 생각하면 돼요.”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미셸 위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미국 스탠퍼드대에 입학해서 골프와 공부를 병행하고 싶어요. 골프는 잘하면서 공부는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요. 미셸 언니는 청야니와는 또 다른 롤 모델이죠.”(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 스쿨 11학년에 재학 중인 리디아 고는 수학을 좋아한다. 지난 학년 수학시험에서 84점을 받았다며 밝게 웃었다.)

 그의 올해 꿈은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초청을 받았지만 경비가 부담돼 출전하지 못한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다시 플레이하는 것이다.

골드코스트=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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