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다시 '자린고비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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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본무 회장은 20일 경북 구미 LG전자를 방문해 "경쟁력없는 것은 과감하게 털어내야 생존할 수 있다" 고 말했다.

具회장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 등 기업환경이 어려워지자 현장 임직원의 마음을 다잡고 원가절감 등을 독려하기 위해 생산현장을 방문했다.

고유가.원화가치 하락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자 대기업들이 올 4분기와 내년 경영전략을 바꾸고 있다.

모 그룹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시행한 자린고비 경영방안을 서랍에서 다시 꺼냈다" 면서 "자금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연말을 넘기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 중" 이라고 말했다.

◇ 채용도 탄력적으로〓한솔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당초 1백60명에서 1백명 정도로 줄였다.

올해 정기.수시 채용을 혼합해 신입사원을 뽑은 SK㈜의 경우 내년에는 필요할 때만 수시채용으로 뽑기로 했다. LG그룹은 내년 경영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채용인원을 조절하기로 했다.

◇ 경비를 아낀다〓SK그룹은 포상을 내걸고 사원들의 경비절감 아이디어를 모집 중이다.

LG그룹은 공장에서 쓰는 벙커C유를 LNG로 바꾸기로 했으며, 점심시간 컴퓨터 모니터 끄기 등 에너지 절약운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1인당 에너지 비용을 계산하는 등 에너지 절감책을 마련 중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 측정하는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EMS)을 강화해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을 산출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계단 전등에 자동제어 방식을 채택하고 화장실에 센서를 달아 전기를 아끼기로 했다.

◇ 불요불급한 투자는 억제한다〓한솔그룹은 올 하반기 투자계획을 1천억원에서 3백50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생명공학 분야의 투자를 축소하고 일부 시설보완 투자만 하기로 했다.

현대전자는 부채를 올해말 7조7천억원에서 내년 말까지 4조8천억원으로 줄이기 위해 신규투자를 가능한 줄일 방침이다.

SK(주)는 광구탐사 개발.바이오.인터넷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만 당초 계획한 5천억원을 투자하고 화학분야 시설투자를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은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나 상용차 등 부진한 사업에는 투자를 보류했다.

대신 디지털 미디어와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개발과 반도체 부문의 시설투자에 역점을 둬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5조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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