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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으로 Step UP ① 코아옵틱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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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아옵틱스의 정윤정 대표(오른쪽)가 충남 아산에 새로 지은 프리즘 시트 생산 공장에서 직원과 함께 만들어진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 국내 대기업들에 납품한다.

회사를 키우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에 전문가들이 힘을 실어준다. 중앙일보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공동으로 ‘중견기업 키우기 프로젝트’를 1년간 진행한다. 참여할 10개 기업은 2004년 이후 전경련경영자문단의 경영자문을 받은 중소기업 4000여 개 중에서 선정됐다. ▶성장 가능성 ▶재무 안정성 ▶자문위원의 추천 등을 종합 평가했다. 특히 CEO의 성장 의지를 중요시했다.

‘중견, 그리고 대기업이다’.

 경기도 수원 본사와 충남 아산에 위치한 공장을 매일 오가는 코아옵틱스 정윤정(41) 대표의 마음은 들떠 있다. 4년 전만 해도 기업 경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자괴감에 빠졌던 그다.

 “국산화되지 않은 기술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도 있었죠.”

 2001년, 전 재산 5000만원으로 창업한 정 대표는 주변에 “기술력만 있으면 무서울 게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아무도 하고 있지 않던 평판디스플레이용 도금강판 틀을 만들었다. 외국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대기업도 만족하고 꾸준히 제품을 구입해 준 덕에 2005년에는 연매출 1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2억원이 넘었지만 정 대표는 이 사업을 접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만 가지고는 연매출 20억원 이상을 못 올리는, 그야말로 소규모 사업자로 남을 것 같았습니다.”

 그는 금형 틀이 아니라 아예 기계를 만들기로 했다. 지인으로부터 2007년이면 글로벌기업인 쓰리엠(3M)이 갖고 있던 프리즘 시트(LCD 모듈 제작의 핵심 필름) 제작 관련 원천특허가 만료된다는 정보를 접한 게 계기가 됐다. 그가 목표로 한 기계는 BLU 시트 생산을 위한 ‘마스터 롤(master roll)’. 국내 대기업들이 일본에서 대당 1억5000만원 정도에 수입해 오던 물건이다. BLU(Back Light Unit)란 LCD는 자체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뒤쪽에 빛을 비춰야만 LCD에 나타난 화면을 볼 수 있는데, 이때 LCD 뒤쪽에 고정시키는 광원을 말한다.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을 갖고 연구비를 투자하던 그에게 위기기 왔다. 2007년과 2008년 회사가 연이어 적자를 본 것이다. 정 대표는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회사 운영과 발전에 대한 구상이 미흡했다”고 회고했다. 마침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경영자문단에 줄이 닿았다. LG정보통신, LG(옛 금성) C&C전략기획본부 등에서 활약했던 남기재(68) 자문위원이 멘토를 자처했다. 남 위원은 “기술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입에만 의존하던 기계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음에도 우수성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코아옵틱스는 남 위원의 조언대로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을 KB인베스트먼트와 KDB로부터 확보했다. 동시에 개발 중이던 기술도 완성에 이르렀다. 마스터 롤 기계를 국산화해 단가를 대당 4000만원대로 낮출 수 있었다. 자문위원단의 지원으로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 기술검증을 받아 해당 대기업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됐다. 기술력과 자문의 결합으로 2009년부터 회사는 바로 흑자로 전환했다. 그해 순이익이 4억4900만원, 이듬해에는 20억5200만원이나 됐다. 매출은 2008년 11억9800만원에서 2010년 156억원이 넘었다.

 정 대표는 현재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부품 공급업체에서 탈피해 아예 프리즘 시트 제품 생산업체로 전환키로 맘먹고 지난해부터 공장을 확장했다.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반드시 중견기업 반열에 들어설 겁니다.” 회사를 키우다 보니 2010년 12명이던 직원은 현재 32명이 됐다. 조만간 7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은 ▶상시근로자 수가 1000명 미만 ▶자산총액이 5000억원 미만 ▶자기자본 1000억원 미만 ▶직전 3개 사업연도의 평균 매출액이 1500억원 미만인 기업이다. 이런 범위를 벗어나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국내 회사들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5조원 이상)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산업발전법(10조 2)상 중견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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