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세계 경제위기 여파 10년 갈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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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호 01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했던 미국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28일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가 향후 10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의 진로에 힘겨운 시간들이 놓여 있다. 유럽에서 급진적 개혁이 실행되고 미국이 자국의 채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까지 세계경제는 지속적으로 흔들릴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브라질·남아공 등 신흥경제국도 성장세 둔화를 경험할 것이며, 미국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1.7~1.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올해 미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5년 내 유로존 깨질 가능성 50%” … 이란 “EU 원유수출 이르면 내주 중단”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의 경제 회복은 V자형이 아니라 U자형이 될 것이고, 높은 채무 비율로 인해 3~5년 정도 성장률 정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공공 및 민간 부문 부채가 과도하게 쌓인 상황에선 고통스러운 과정이 10년씩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다보스포럼 토론에 참석해 “유로존은 느릿느릿 움직이는 망가진 열차인데 앞으로 3~5년 안에 유로존이 깨질 가능성이 50%”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의 모든 회원국이 유로존에 남아 있을 수 없으며, 그리스는 1년 이내에 탈퇴하고 포르투갈은 좀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여러 분야의 불확실성 중 최대의 불확실성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의 충돌 가능성”이라며 “이란 핵 문제가 악화되면 현재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국제 원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세계경제의 전반적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의 후세인 이브라히미 부위원장은 이날 “유럽연합(EU)에 대해 원유 수출을 중단하는 법안을 29일 표결에 부칠 것이며 법안이 통과되면 이르면 다음 주부터 대(對)EU 원유 수출이 중단된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EU가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키로 하자 이란은 보복조치로 ‘즉각적인 원유 수출 중단’이란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EU는 지난해 3분기 이란산 원유의 25%를 수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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