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ITE FOR SAMPLER SELECTED SIGNS II/ An Ecm Anthology Spring 2000

중앙일보

입력

ECM 레이블을 통해 2000년에 발매된 6장의 새 앨범들을 소스로 모두 9개의 트랙을 담고 있는 본 샘플러 앨범은 전체적인 조화가 뛰어난 훌륭한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보보 스탠슨, 데이비드 달링 등 우리에게 친숙한 뮤지션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는 반면, 클라리넷 연주자 지안루이지 트로베시, 트럼페터 닐스 패터 몰배르, 그리고 피아니스트 바실리스 차브로폴로스 등 낯선 이름들도 눈에 띈다.

I집을 모니터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전편과 비교해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본 앨범 하나만을 놓고 보더라도 6명의 주인공들에 대한 면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뛰어난 편집의 묘를 보여주고 있다.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발매된 앨범만으로 구성한 본 작은 클라리넷과 아코디언의 듀오로 시작해서 보보 스탠슨 트리오의 정갈한 연주, 몰배르의 미래 지향적인 사운드가 특징적인 트럼펫 연주를 담고 있다.

4번째 트랙 'Mystic'에서는 바실리스 차브로플로스의 피아노 트리오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데, 제목이 암시하듯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드럼의 심벌 워크와 피아노의 연주가 잘 조화된 곡이다.

베이스 라인 역시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5번째 트랙 'Django'는 오프닝 트랙의 주인공들인 트로베시와 코스치아가 클라리넷과 아코디언의 듀오 연주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Upland''Song For TKJD'는 지난 호에 소개되기도 했던 케틸 비욘스태드가 데이비드 달링의 첼로와 함께 듀오로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며, 나머지 두 트랙에서는 심포닉 사운드와 어우러진 휴먼 보이스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과 함께 ECM 레이블의 앞으로의 행보를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는 빼어난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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