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튀는 매장이름으로 매출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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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은 '몸무게를 줄이는 곳' , 쌀.잡곡을 파는 곳은 '참새 방앗간' , 수입과일 코너는 '바다 건너온 과일촌' .

서울 목동 행복한세상 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두달 동안 3백여명의 직원들이 머리를 짜내 매장 이름을 독특하게 지었다.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이름을 바꾼 후 매장 직원들이 친절해져 고객들의 불만이 줄고 매출도 10% 정도 증가했다.

물품보관실은 '상품이 쉬어 가는 곳' , 유아휴게실은 '착한 아이들의 방' , 고객상담실은 '고객말씀을 듣는 방' 이다.

고객상담실 이름을 지을 때 한 직원이 고객의 민원을 처리해 준다는 뜻에서 '신문고' 라고 제안했다가 이승운 사장이 "고객이 백성이냐, 아직도 고객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고 혼내기도 했다는 후문.

지하 1층 식품매장에 들어서면 재미있는 표현들이 눈에 띈다. 환경 채소를 파는 코너는 '우리집 텃밭' , 즉석조리 반찬코너는 '미미공방(美味工房)' 이다.

우리말만 고집하지는 않는다. 주방용품 매장은 '테이블 토크(Table Talk)' 다.

이 회사 현하철 팀장은 "이름 덕분에 고객이 쉽게 기억하는 데다 직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름에 맞게 친절하게 행동하고 홍보 효과까지 있어 일석삼조의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고 말했다.

행복한세상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위해 지난해 12월 3일 세운 곳이다. 백화점 이름을 지을 때도 1년3개월 동안 시민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끝에 지었다. 이름 덕분에 지난해 국정감사 때 산업자원위 의원들로부터 칭찬받기도 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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