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메르츠 외환은행에 공동증자 검토

중앙일보

입력

독일의 코메르츠방크가 외환은행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6천억원 증자에 우리 정부와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14일 "코메르츠방크는 당초 6천억원을 전부 정부 단독으로 증자하고 2~3년 후 외환은행의 경영이 정상화되면 정부 증자분 중 절반을 코메르츠가 인수하는 바이백 (buy back)
방식을 고집했으나 최근 그 입장을 다소 후퇴하고 있다" 며 이같이 밝혔다.

외환은행의 지분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1대 주주인 정부는 자신들과 코메르츠가 각 3천억원씩 증자하자는 입장인 반면 이미 7천8백여억원을 외환은행에 투입한 코메르츠는 더 이상의 증자참여는 어렵다며 대주주들의 부실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통해 문제를 풀자는 주장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코메르츠는 부실채권에 대한 개런티를 위해선 국회동의가 불가피하지만 현실적으로 1개 은행을 위해 국회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 코메르츠가 증자참여를 끝까지 거부하면 외환은행에 대해 감자를 단행하고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코메르츠로서는 부담이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은 이달말 프라하에서 열리는 IMF 연례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독일을 방문, 코메르츠와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제일은행을 인수한 미국의 뉴브리지캐피털과 자주 비교되면서 심기가 극도로 불편해 있는 코메르츠방크의 입장을 감안해야 한다" 며 "정부가 별도의 혜택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코메르츠의 동의를 얻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고 전망했다.

허의도 기자<huhe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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