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사이트, 1兆 시장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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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편리해지면 더욱 폭발적

‘인터넷으로 먹는다?’

‘인터넷으로 먹고 자고 입는’, ‘인터넷으로 삶을 영위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터넷의 막강한 힘은 이제 인간의 의식주 가운데서 가장 중요하다 할 ‘먹는 일’에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이용자 중 여성 비율이 98년 16.6%에서 2000년 상반기 46.5%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데다, 여가 시간에 대한 욕구 증대, 맞벌이 부부의 증가, 식생활 개선에 대한 욕구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사이버 먹거리’ 시장은 먹거리 시장으로서도, 전자상거래 시장으로서도 유망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Cyber Meal 시대가 도래한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99년 기준으로 20억원 내외였던 국내 시장 규모가 2002년에는 2천8백63억원, 2005년에는 1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 추정치는 가구당 인터넷 보급률, 가구당 식품 구입비, 온라인 구매 비율 등을 통해 역 추산한 결과다.

늘어가고 있는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퇴근 길 고민은 ‘뭘 먹을 것인가’와 ‘어떻게 먹거리를 집에 사들고 갈 것인가’다. 신도시의 대형 할인점이 심야 시간대에 맞벌이 부부의 쇼핑으로 절정을 맞는 현실은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을 상징한다. 때문에 클릭 몇 번으로 영양사가 설계해준 식단에 맞춰 신선한 식재료가 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서비스는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모든 재료는 가족 수, 식성, 취향, 건강 상태에 맞춰 조리 직전의 상태로 버릴 것 없을 정도의 정확한 양이 배달된다. 한 사이트를 예로 들면, 1인 기준으로 일주일치를 주문하면 약 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가족 수가 많더라도 배송비는 동일하므로 가족 수가 늘어날수록 공급가격은 점점 저렴해진다. 여기에 가장 맛을 내고 가장 많은 영양을 담을 수 있는 조리 방법까지 알려주니 주부 입장에선 그야말로 대환영이다.

사이버 먹거리 시장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유망한 B2C 모델로 급부상하는 것도 위와 같은 생활 패턴·욕구의 변화를 인터넷과 가장 잘 접목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B2C가 이미 사양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프라인 제조업체들의 온라인화가 착착 진행되면서 제조 기반과 유통 네트워크, 브랜드가 없는 온라인업체가 가격, 고객 신뢰, 유통 노하우, 마케팅 등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이제 B2C에서의 가능성은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이 만들지 않았던 상품을 취급하거나 전혀 새로운 온라인만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상과 밀접한 분야, 특히 가장 필수적인 ‘식(食)’과 관련돼 수요가 분명한 데다 급변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선도하기까지 하는 사이버 먹거리 산업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 게다가 수년 후 모바일 폰, PDA, 인터넷 TV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더욱 간편해지면 지금으로선 쉽게 ‘감이 오지 않는’ 이 시장의 폭발력이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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