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할까요 말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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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결혼의 계절이 왔다. 솔로들은 더욱더 외롭고 커플들은 더욱더 행복한....

결혼은 다사다난한 고민거리들을 내포한 일종의 이벤트. 혹자는 이데올로기로 취급하며 타파할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는 결혼. 어쨌든 결론은 사랑하면 결혼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주는 결혼을 둘러싼 곱지 않은 해프닝이 담긴 영화들을 소개한다. 당신의 결혼은 절대 그렇지 않길 바라며…….

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 ★★★

감독 : 게리 마샬 / 주연 : 줄리아 로버츠, 리차드 기어, 헥터 엘리존도 / 출시 : 2000년 2월 11일

〈귀여운 여인〉의 제작팀과 배우들이 다시 뭉친 작업이라 하여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결혼식 때마다 번번이 도망치는 신부 이야기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소재지만, 결혼에 대한 신부의 부담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나름대로 유효해 보인다. 각기 다른 분위기로 연출된 다섯 번의 결혼 장면이 인상깊다.

여성에 대한 편파적인 고정관념을 가진 컬럼리스트 아이크 그래함은 마감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기사거리를 찾지 못해 고민한다. 그런데 우연히 바에서 만난 한 취객이 도망가는 신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래함은 그 이야기를 컬럼으로 옮긴다. 컬럼은 혹독한 비판을 받고 그래함은 졸지에 실업자로 전락한다. 그래함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도망가는 신부 매기가 살고 있는 마을로 찾아간다.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 ★★★☆

감독 : P. J. 호간 / 주연 : 레이첼 그리피스, 토니 콜레트 / 출시 : 1995년 8월 1일

예쁘지 않고 능력 없는 여자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코믹하고도 과감한 이야기다. 호주 영화 특유의 분위기는 낯설기보다는 정겨운 느낌을 전해준다. 시종일관 울리는 낯익은 아바 음악도 경쾌한 이야기 진행에 힘을 더한다. 〈식스 센스〉에서 열연한 토니 콜레트의 '살찐'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주의 작은 시골 마을 포포즈 스핏에 살고 있는 뮤리엘 헤슬롭은 스무살이 되었지만, 남들 다 있는 남자 친구 하나 없다. 그 원인을 뚱뚱한 외모와 무능한 탓으로 돌리는 그녀의 유일한 열광 대상은 1970년대 히트 그룹 아바 뿐이다. 결국 뮤리엘은 포포즈 스핏을 버리고 유일한 친구 론다와 함께 시드니로 떠난다.

사랑은 다 괜찮아 Fools Rush In ★★★

감독 : 조나단 다비, 앤디 테넌트 / 주연 : 매튜 페리, 샐마 헤이엑 / 출시 : 1999년 9월 7일

5달러 짜리 인스턴트 결혼식을 치른 신혼부부, 문제는 그들의 그토록 열렬하고 가뿐한 결정이 그들의 결혼생활 또한 가볍게 유지시켜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은 가볍지만, 결혼은 무겁다. 하지만 결혼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겠는가, 재미있게 살 수 있겠는가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

라스베가스에 나이트클럽 오픈을 축하하러 온 건축 책임자 알렉스는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주친 멕시코계 사진작가 이사벨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이사벨도 알렉스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둘은 충동적인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그러나 다음 날 말도 없이 사라진 이사벨은 3개월이 지난 후 알렉스 앞에 나타나 뜬금 없이 임신 선언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기로 결정한 두 사람. 5달러 짜리 인스턴트 결혼식을 치르고 좌우충돌 결혼생활에 들어간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감독 : 이명세 / 주연 : 최진실, 박중훈, 김보연 / 출시 : 1991년 5월

신혼 시기에 일어날 수 있는 자잘하고 유쾌한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명세 감독의 작품이 늘 그렇듯 이 영화 역시 인공 세트장을 철저히 활용하고 있다.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각각의 에피소드는 애니메이션을 첨가해 연결시켰다. 제작 당시 국제 영화제에서도 호평 받았던 작품.

영민과 미영은 대학동창으로 서로 사랑한다는 확신 하에 결혼한다. 첫날밤의 불안함 때문에 영민을 호텔 방문 앞에 세워놓기도 했던 미영은 영민의 도시락 위에 콩자반으로 "I LOVE YOU"를 새기는 등 달콤한 신혼 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영민은 미영이 옛 직장상사를 만난 것을 질투해 미영이 친정에 간 사이 다른 여자를 유혹한다.

그래서 난 도끼 부인과 결혼했다 So I Married an Axe Murderer ★★★☆

감독 : 토마스 슐램 / 주연 : 마이크 마이어스, 낸시 트레비스, 안소니 라파글리아 / 출시 : 1994년 3월 1일

결혼공포증을 극대화시킨 코믹 스릴러물이다. 시를 쓰는 바람둥이 남자가 결혼을 결심한 뒤부터 치르게 되는 고단한 모험이 결혼 적령기 성인에겐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을 것이다. "도끼"라는 의미심장한 은유도 흥미롭다.〈오스틴 파워〉의 마이크 마이어스가 도끼 부인과 결혼한 위기의 남자로 열연한다.

시인 찰리 맥켄지는 다양한 여자를 사귀며 여자에 관한 시를 쓴다. 그러나 사귀던 여자들로부터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그들과 헤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정육점에서 일하는 해리엇을 만나게 되고 결혼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결혼공포증을 극복하기로 작정한 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해리엇을 결점을 발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우연히 주간지에서 "엑스 와이프(도끼 부인)"에 관한 기사를 읽고 해리엇과의 유사점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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