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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유산 13억원 인문학 밑거름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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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대 인문대(학장 변창구)는 지난해 1월 별세한 작가 고(故) 박완서(사진)씨가 기부한 13억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인문학 분야의 박사후(後) 연구자에게 지원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대는 “유족과 상의한 결과 ‘박완서 기금 연구 펠로우’(박완서 펠로우)를 만들어 서울대에서 학위를 받거나 공부한 사람뿐 아니라 국내 대학의 모든 신진 인문학 연구자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박씨 유족은 지난해 4월 유산 전액인 13여억원을 박씨의 모교인 서울대 인문대에 기부했었다.

 서울대 인문대는 학위논문과 연구계획서 등을 토대로 매년 인문학 분야 박사 1명을 박완서 펠로우로 선발할 예정이다. 대상자에겐 길게는 2년까지 월 250만원씩, 연 3000만원이 주어진다. 또 학위논문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박사과정생 1명을 장학생으로 선정해 월 100만원씩 지급할 방침이다. 선발 대상 선정과 심사는 최윤영 학생부학장을 비롯, 인문학 각 분야 교수 6~7명으로 구성된 ‘박완서 기금 운영위원회’에서 담당한다는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첫 모집 공고는 22일 나간다.

 변창구 학장은 “지난해 기금을 전달 받은 뒤 유족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며 “박완서 선생의 정신을 잇도록 기금 운영을 전적으로 학교에 맡겨준 유족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변 학장은 또 “기금은 인문학 후속 세대를 키우는 데 가장 필요한 곳에 사용될 것”이라며 “펠로우로 선발된 연구자를 위해 인문대 내에 별도 연구실과 기숙사 혜택 등을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1950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6·25전쟁으로 중퇴한 뒤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1970년 소설 『나목』으로 등단한 뒤 만해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호암상 예술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수입이 생길 때마다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펠로우(fellow)=박사과정을 마친 후 전문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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