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최진주, 한복이 잘 어울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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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왼쪽)과 최진주가 한국인이 된 뒤 첫 설을 맞아 세배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협찬=전통한복 김영석]

프로농구 선수 문태종(37·전자랜드)과 피겨선수 최진주(15·홍은중)는 누구보다 특별한 설을 맞았다. 이들은 한국인 어머니와 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지난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올해 설이 ‘한국인’으로서 맞는 첫 설이다.

 한복을 입고 인터뷰를 하자고 요청하자 이들은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즐거워했다. 문태종은 “직접 입어 보니 생각보다 편하다”고 했다. 반면 입기 복잡한 여자한복을 입은 최진주는 진땀을 뺐다. 그는 “옛날에 태어났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웃었다.

 문태종은 지난해 동생 문태영(LG)과 함께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선정돼 특별귀화 허가를 받았다. 그는 아내 니콜(36)·2남1녀와 함께 한국 생활을 하고 있는데, 막상 설 연휴 때는 경기 때문에 가족을 못 본다.

 최진주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육성팀에 발탁돼 훈련 중이다. 지난해 클라우디아 뮬러란 이름으로 TV에 출연해 ‘피겨 엘프’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지난해 9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아홉 살부터 한국에서 지낸 최진주는 귀화가 결정되자 “이제 친구들처럼 교통카드 학생 할인 되는 거냐”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최진주는 설 연휴엔 여느 한국 가정처럼 ‘떡국’을 먹는다. 어머니 최혜선(40)씨는 “진주는 떡만 있어도 잘 먹는데, 스위스 사람인 남편이 ‘심심하다’고 해서 고기만두를 넣어 끓일 것”이라며 웃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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