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주간리뷰 (13) - 9월 첫째주

중앙일보

입력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9월이 왔다. 폴 클래식(Fall Classic)
의 추수 역시 한해 농사를 마감하는 이때가 가장 중요하다. 이와 함께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가을걷이도 시작됐다. 이미 15승을 올린 박찬호는 개인 최다승은 물론 20승까지 내다보고 있다. 김병현은 첫 100K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상훈은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도전한다.

1. 아메리칸 리그 동향

저력의 양키스는 2위 보스턴에 5.5게임 차로 멀찌감치 도망간 상태. 부진하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두번의 난타전을 극적인 승리로 이끌며 5연승,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서부지구는 오클랜드의 막판 분전이 이어지면서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애틀의 방망이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사이, 오클랜드는 3연승을 올리며 시애틀에 1.5게임 차로 육박했다.

클리블랜드가 보스턴과 오클랜드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고 있는 와일드 카드 랭킹에서는 의외의 변수가 등장했다. 디트로이트는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클리블랜드에 5게임 차로 접근, 마지막 한판승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2. 내셔널 리그 동향

'3일 천하'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영원한 강호' 애틀란타를 제치고 내셔널 리그 동부지구 선두에 올라선 뉴욕 메츠가 3일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메츠로서는 시즌 막판의 부진으로 다잡았던 애틀란타를 놓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뤄야했던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메츠를 정상에서 끌어낸 장본인은 바로 세인트루이스. 세인트루이스는 메츠와의 3경기를 모두 1점차로 잡아내며 갈길 바쁜 메츠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한편 다저스가 태우고 있는 마지막 불꽃도 샌프란시스코라는 태풍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다저스는 최근 15경기에서 11승을 따냈지만, 샌프란시스코도 역시 같은 기간동안 10승을 올렸고 양팀간의 승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포스트 시즌 마운드에 서기를 바라는 우리로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선전이 만갑지만은 않다.

3. 박찬호와 김병현

박찬호가 한국민들의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연일 기분 좋은 승리를 낚고 있다. 한때 5.72까지 치솟았던 방어율은 3.45로 낮아졌으며, 이제는 여차하면 20승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박찬호 돌풍은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전용 포수 채드 크루터의 안정된 리드속에 이제 박은 그동안 불안해했던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마음껏 던지고 있다. 특히 20승 투수로 가는 길목의 필수품인 체인지업의 일취월장이 더욱 반갑다.

셋업맨으로 나서고 있는 김병현은 호투와 부진을 번갈아 하는 '널뛰기 피칭'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마무리 투수가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병현이 바라는 선발 등판도 불펜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나서의 일이다.

4. 노히트 노런은 어려워

30일 아쉽게 노히트 노런을 놓친 세명의 투수가 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첫타자에게 몸맞는 공을 허용하고 다음 24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내며 생애 첫 노히트 노런의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9회초 존 플레허티에게 안타를 허용 1안타 완봉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6회말 자신의 유일한 피안타를 홈런으로 내준 박찬호는 노히트 노런의 실패를 본인의 한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4개)
으로 보상받았다.

피츠버그의 크리스 벤슨은 1회초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에게 안타를 허용한 다음 나머지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8경기 무승리의 사슬을 끊었다.

벤슨은 몇몇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에 의해 올시즌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의 후보로 지목됐던 유망주. 그러나 벤슨은 초반 부진과 팀 타선의 비협조로 5일 현재 9승 11패 방어율 3.71을 기록중이다.

5. 끝내주는 남자, 짐 에드먼즈

짐 에드먼즈(세인트루이스)
는 데뷔시절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에 필적할만한 대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부상과 코칭스태프와의 불협화음, 그의 빅리그 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올시즌 에드먼즈는 8년만에 팀을 옮겼고, 고향처럼 느껴진다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본격적인 실력발휘를 시작했다.

메츠와의 지난 3연전은 그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2일 에드먼즈는 팀이 4-5으로 뒤져있던 7회말에 동점타, 9회말에는 끝내기 솔로 홈런을 날리며 팀을 패전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세인트루이스의 6-5 승리. 이틀 후, 에드먼즈는 11회말의 끝내기 홈런으로 연장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6. 델가도,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

타격 3관왕이라 불리는 트리플 크라운은 한 타자가 타율, 홈런, 타점의 세분야에서 1위를 차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12명밖에 없으며, 1967년 칼 야스쳄스키 이후는 34년동안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올시즌 토론토의 강타자 카를로스 델가도가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하고 있다.

5일 현재 델가도는 타율 3위(.361 - 1위와는 3리차)
, 홈런 3위(39개 - 1위와는 1개차)
, 타점 4위(124개- 1위와는 4개차)
를 달리고 있다. 토드 헬튼의 4할 도전과 함께 또 하나의 대기록이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7. 다음주 Preview

동양인 최다승인 16승에 도전하는 박찬호는 10일 새벽 4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한다. 피츠버그와 콜로라도의 6경기에서 다저스는 최소 4승 2패 이상을 노려야 한다.

갈길 바쁜 보스턴 레드삭스는 와일드 카드 라이벌인 오클랜드와 두경기 후, 양키스 4연전을 갖는다. 만약 보스턴이 이 4연전을 싹쓸이할 경우 양키스도 지구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Joins.com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 메이저리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 스포츠에서
(http://sports.joins.com/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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