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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억 써낸 현대, 반얀트리 주인 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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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현정은 회장

현대그룹이 서울 남산의 6성급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반얀트리·사진)’의 새 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이 반얀트리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그룹 측이 16일 발표했다. 반얀트리 매각 입찰은 10일 마감됐으며 현대그룹은 1600억원을 분할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얀트리는 장충동의 옛 타워호텔 부지를 부동산 개발업체인 어반 오아시스가 2007년 인수해 새로 문을 연 호텔이다. 건축가 고(故) 김수근 선생의 설계로 1969년 문을 연 타워호텔은 조망이 뛰어나 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했다. 결혼식은 한 해 400쌍 이상이 몰렸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축구 국가대표팀이 숙박하며 대표적 고급 호텔로 이름을 날렸다.

 어반 오아시스는 싱가포르의 고급 호텔 체인 반얀트리와 20년 동안 클럽 운영계약을 맺고 2010년 6월 문을 열었다. 국내 6성급 호텔로는 W호텔, 파크하얏트호텔에 이어 세 번째였으며 강북권에서는 처음이었다. 개인 회원권 가격이 1억3000만원에 달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분양실적이 저조해 자금난으로 위기를 겪었다. 현재까지 회원권은 총 3300계좌(4800억원) 중 47%만 분양된 상태다. 이에 따라 어반 오아시스는 시공사인 쌍용건설에 공사대금 1378억원 중 700억원을 갚지 못했고 프로젝트 파이낸싱 1500억원 중 800억원도 납입하지 못했다.

 현대그룹 측은 “미분양된 회원권을 조속히 판매해 자금 운영을 원활히 하고 현대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10년 이상 쌓은 금강산 내 호텔 등 리조트 운영 경험을 활용할 계획이며 그룹 측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반얀트리 측에 있었던 재무·인사 권한을 가져와 높은 수수료 등의 불평등한 계약조건을 조정해 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신임 대표이사 선임 등 경영진 인사는 실사를 마무리 지은 후 이뤄진다.

 이번 협상에는 부영그룹, 엑티엄을 비롯한 총 30여 곳이 참여했으며 현대그룹은 경영 능력, 자금조달 능력, 향후 운영계획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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