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 선점" 빅3 차별화 판촉전

중앙일보

입력

공중파 방송의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디지털TV 시험방송이 3일 시작되면서 가전업체의 디지털TV 판매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가전업계는 디지털TV의 본격적인 시장은 내년부터 형성될 것으로 보면서도 TV가 디지털 가전시대를 여는 선발 제품이라는 점에서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삼고 있다.

가전 3사는 모두 독자 브랜드(삼성전자-파브, LG전자-엑스캔버스, 대우전자-SUMMUS)로 디지털TV를 선보였다.

삼성은 프로젝션 TV를, LG는 PDP(벽걸이형 TV)방식으로, 대우는 보급형 브라운관 TV를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를 판촉보다 명성을 쌓는 시기로 정하고 고객에게 기술의 우월성을 알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65인치 프로젝션TV를 선보인데 이어 연말까지 71인치 프로젝션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대형 TV는 모두 1천만원대 이상으로 대량 판매는 쉽지 않지만 세계 최초의 초대형 TV 개발 기록을 경신하며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32인치 고선명(HD)급 완전평면 브라운관 TV를 2백만원대의 위성 송수신 장치(셋톱박스)분리형으로 10월에 출시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만 넣어 가격을 낮춘 주문형 TV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80개 대리점을 선정해 PDP방식 TV를 설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초부터 백화점.골프장.쇼룸 등에서 한정적으로 시연해온 것을 고객들이 동네 대리점에서 디지털 시험방송을 보면서 화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2백대를 판매한 4백만~1천만원대의 프로젝션 TV와 PDP가 올해 1천5백대 팔렸다며 소비자의 디지털TV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는 가격을 2백만원대로 낮춘 분리형 32인치 TV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LG가 대형TV 경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대우전자는 보급형 브라운관 방식에 촛점을 맞췄다.

셋톱박스를 내장한 32인치 일체형 HDTV(소비자가격 3백50만원)를 4일 전자양판점에서 팔기 시작했고, 내년초 36인치 브라운관 디지털TV(가격 4백만원대 예상)를 생산하는 등 보급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LG전자 TV마케팅팀 박명원 부장은 "내년 9월 수도권 본방송이 시작되면 디지털TV 수요가 급증해 5년동안 시장이 급팽창할 것" 이라며 "아직은 디지털TV가 무엇인지 소비자에게 체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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