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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싸게 팔아요” 10억 먹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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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설 명절을 앞두고 부산에서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상품권 할인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뒤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은 돈만 받고 상품권을 보내 주지 않은 혐의(사기)로 소셜커머스 업체인 도깨비쿠폰 대표 박모(32)씨를 수배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1일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연 뒤 SK·신세계·GS·롯데 등의 상품권을 최대 25%까지 할인 판매한다며 고객들의 돈만 받은 뒤 상품권을 보내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지난해 12월 12일과 28일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입금한 1·2차 구매자들에게 실제로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보내 줘 입소문이 퍼져 나가게 했다. 이후 입금자가 늘어나자 지난 12일 3차 상품권 배송일에 돈만 받아 챙긴 뒤 잠적했다. 특히 1·2차 구매자들도 보통 다섯 차례(매월 한 차례)에 나눠 입금한 돈에 맞는 상품권을 받기로 한 경우가 많아 역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SK 상품권 100만원어치를 사기 위해 25% 할인된 금액인 75만원을 입금한 경우 20만원짜리 상품권 한 장만 받은 뒤 나머지를 못 받은 것이다. 현재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4건에 1600만원이지만 전국적으로 500여 명 이상이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영숙(47) 부산중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상품권을 미끼로 한 사기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한 종류.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파격적인 할인가로 상품을 제공한다. 소셜쇼핑(social shopping)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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