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터미널점 개점…강남 '백화점 3국지'

중앙일보

입력

이달말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개점함에 따라 그동안 롯데.현대백화점이 양분해온 서울 강남 상권에 신세계까지 가세해 백화점 업계의 빅3 한판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하루 유동인구가 50만여명인 강남터미널에 1천4백억원을 투자해 세운 매장면적 1만여평의 대형 백화점을 오는 26일께 개장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강남점이 유동인구가 많고 지하철과 직접 연결되는 편리한 교통여건,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 등 다른 백화점보다 유리한 쇼핑 여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센트랄시티라는 복합타운과 직접 연결되는 장점을 내세우면서 강남점의 연간 매출목표를 7천억원으로 잡았다.

1990년대 이후 롯데.현대에 밀려온 것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김순복 상무는 "한국 최초 백화점인 신세계 본점의 고급 이미지를 강남에서 재현한다는 의미가 있다" 고 강조했다.

업계는 신세계 강남점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같은 상권인 현대 압구정.무역점과 롯데 강남점의 매출이 10~20%씩 줄어야 가능하다며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 그랜드백화점을 새로 단장해 강남점을 연 롯데는 평일 매출이 5억원 정도로 목표치의 70%에 불과한데 신세계의 등장으로 매출이 더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은 유동인구 측면에선 장점이 있지만 고급에다 비싼 제품을 선호하는 강남 부유층이 복잡한 터미널 교통 여건을 무릅쓰고 신세계를 찾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고 말했다.

현대측은 루이뷔통.프라다.페라가모 등 강남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해외 명품을 유치한 압구정점.무역점의 매출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의 경우 개장 일정때문에 명품 브랜드가 상당수 빠져 명품에 익숙한 현대 고객의 이동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신세계와 경쟁하게 된 뉴코아측은 "2년여동안의 법정관리에 이어 최근 전 사주가 구속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면서 "신세계가 불과 2백여m앞에 문을 열어 매출이 떨어질까봐 걱정"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