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드니교민, 남북 하나로 응원한다

중앙일보

입력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이뤄진 한반도 평화무드가 시드니 경기장 안팎에서도 이어진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개막식 동시입장 제안으로 남북한 선수단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호주 대한체육회 등 교민단체들이 남북 공동응원을 계획하고 있다.

차재상 시드니올림픽한호후원회 회장 겸 재호주 체육회장은 1일 종합메달순위 `5회연속 톱 10'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 뿐 만 아니라 북한대표팀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증권, 삼성전자 등 일부 국내 기업과 주호주대사관의 후원으로 14만호주달러가 모아져 각 경기장 입장권과 응원도구를 확보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태극기 5천장을 공수해오면 사실상 모든 준비가 끝난다.

차재상 회장은 "아직도 턱없이 예산이 부족하지만 어느 나라 교민단체보다 훌륭하게 응원하겠다"고 말하고 "특히 북한 선수단에 대해서도 똑같은 애정을 갖고 공동응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의 반입금지 결정으로 쓸 수 없게 된 꽹과리, 징, 장구, 북.

이때문에 풍물패를 동원, 현란한 응원쇼를 펼치려했던 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잘 훈련된 치어걸과 응원대장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응원을 하기로 했다.

한호후원회는 당초 연합응원단 '단군신화(가칭)'를 구성했으나 응원계획이 수정됨에 따라 팀을 '퍼스트 무브(first move)'로 개편하고 SK증권이 제공하는 모자 2천개와 티셔츠 3천장으로 모습을 통일키로 했다.

교민들은 또 마라톤과 체조, 역도 등 강세를 보일 북한선수들에 대해서도 차별을 두지않고 필요할 경우 '91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당시 사랑을 받았던 흰색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기를 동원할 계획이다.

최병두 후원회 응원단장은 "SOCOG이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 무기로 쓸 수 있는 모든 물품의 반입을 금지함에 따라 꽹과리 등의 사용이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묘안을 강구해 응원관중의 열기를 집약, 효과를 최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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