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성교육 비디오 "교육용 맞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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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액티브가 제작한 교육용 비디오 ‘성과 관계 교육’ 표지와 일부 장면. 성행위 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가 많아 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사진=데일리 메일 웹사이트]

영국 공영방송 BBC가 만든 어린이용 성교육 비디오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영상의 노출 수위가 높아 사실상 ‘포르노’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자사의 교육용 자료 제작 업체 ‘BBC액티브’를 통해 ‘성과 관계 교육’이란 제목의 교육 비디오를 판매하고 있다. 9~11세 사이 아동들에게 사람의 성장과정 등 인생주기와 가족애, 우정 등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다. 가격은 수수료 등을 합쳐 118파운드(약 20만원) 정도다.

이 비디오가 문제가 된 건 자료에 남녀 간의 사랑과 성적 욕구, 성행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장면이 다수 나오기 때문이다. 영상엔 남녀의 성행위 과정이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그래픽(CG)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성적 특징을 알려주기 위해 만화로 표현된 인물들은 모두 옷을 벗은 채로 나온다. CG로 성기의 모습을 묘사 했다. 몽정을 `축축한 꿈(wet dreams)`으로 표현했고 자위행위도 설명한다.

BBC의 ‘성과 관계 교육’ 영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영국 보수당 안드레아 리드섬 의원.[사진=데일리 메일 웹사이트]

문제를 제기한 건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안드레아 리드섬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비디오를 우려하는 부모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의회에서 영상의 선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리드섬은 “처음 영상을 봤을 때 정말 당황했다”며 “거의 ‘블루 무비(노골적 성행위 장면을 담은 영화)’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BC의 비디오는 아이들의 순수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드섬은 특히 성행위 과정을 설명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했다. 나체의 남성이 등장해 ‘발기’를 설명하고 성행위 과정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연했기 때문이다. 리드섬은 “BBC가 만들었으니 괜찮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4년 전 내 아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줬다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BBC 측은 해당 영상에 대해 “지역 당국과 교육 전문가들의 감수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BBC액티브도 “우리의 모든 자료는 어떤 연령의 아이들이 봐야하는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며 “선생님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를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주장했다. 닉 깁 영국 교육부 차관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비디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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