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과목 선택 시 고려할 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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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수능부터 탐구과목에 변화가 예정돼 있다.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이 점을 감안해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해 고교 2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탐구과목을 선택할 때 감안해야 할 변수가 있다. 2014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사회탐구 과목이 현재 11과목에서 10과목으로 줄어들며, 과학탐구 과목은 개별 과목의 난이도가 조정되고 교과내용의 용어 표기법도 바뀐다. 최대 선택할 수 있는 과목도 3개에서 2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수능시험이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지속된다면 탐구과목이 합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4학년도 수능 변화를 고려해 선택해야

 2014학년도 수능부터 법과 사회와 정치과목은 법과 정치로, 한국 근현대사와 국사는 한국사로 통합된다. 경제지리는 폐지되고 동아시아사가 신설된다. 윤리과목은 윤리와 사상·생활과 윤리의 두 과목으로 나눠진다. EBS 박봄 일반사회 강사는 “내년에 폐지되거나 통합이 예정된 과목은 올해 수능에서 선택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며 “특히 선택자가 많아 빅 4과목의 하나로 분류됐던 한국 근현대사는 수험생들이 선택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강사는 “국사와 한국 근현대사가 합쳐지는 한국사는 내용이 방대해지고 동아시아사 또한 한국·중국·일본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공부해야 할 정도로 분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법과 정치는 공부해야 할 분량이 많고 수업을 개설한 학교의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선택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같은 변화는 특정과목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카이에듀 박근수 사탐강사는 “사회문화와 한국지리, 윤리과목이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과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리과목은 두 과목으로 분리되면서 학습부담이 줄어 들었고 사회문화와 한국지리는 많은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과학탐구는 물리와 화학이 지금보다 어려워지고 지구과학은 상대적으로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솔학원 김수중 생물강사는 “과학용어의 표기방식이 달라질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생물단원에서 신경계를 감싸고 있는 수초라는 표현이 ‘마리집’이라는 순한글식 용어로 변하고 수초의 유무에 따라 유수신경과 무수신경으로 불렀던 용어도 ‘마리신경’과 ‘민마리신경’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이와 관련된 용어들도 모두 바뀌게 된다. 김 강사는 “과학탐구는 자신이 암기형인지 사고형인지를 파악하면 과목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리와 화학은 공식이나 기본적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공부를 하기가 어렵다. 생물과 지구과학은 다양한 이론에 대한 암기가 우선시되는 과목이므로 암기능력이 부족하다면 피해야 할 과목 중 하나다. Ⅱ과목을 선택할 때는Ⅰ과목과의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 보통 Ⅱ과목을 잘하게 되면 Ⅰ과목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물리와 화학은 Ⅱ과목만 제대로 공부하면 Ⅰ과목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 지구과학은 Ⅰ과목과 Ⅱ과목의 연관성이 낮아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내신성적을 고려해 학교에 개설한 과목을 골라야

 고교에서 개설한 탐구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박봄 강사는 “수능이 쉬워지면 상대적으로 내신과 대학별 고사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 이외의 다른 과목을 선택하면 내신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에서 강조를 하는 과목이라도 맞지 않다면 자신이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컨대 암기력이 좋지 않은 학생이 역사 과목을 선택한다던가 논리력이 부족한 학생이 경제를 선택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 할 수 있다.
 
 상위권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이 요구하는 과목 보다 1개 과목을 추가로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중·하위권 수험생은 과목수를 늘리기보다 실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안에서 과목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은 상위권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가 한국사로 통합되는 국사를 계속해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반영할 경우 공부할 분량도 많아지고 표준점수와 백분위에서 불리할 수 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과목이나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의 최근 2~3년 교육청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결과를 토대로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2~3년간의 채점결과를 평균을 내서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와의 편차를 비교해 자신이 선택할 주력과목의 후보군을 줄여나갈 것”을 조언했다. 이 실장은 ”응시생의 수가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표준점수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고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한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근수 강사는 “고교 2학년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본인이 선택할 탐구과목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 강사는 “신학기 개학과 함께 탐구과목을 확정해 공부를 시작하면 진도를 맞추기도 부담스러워 언어·수리·외국어 학습시간의 일부를 탐구과목에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택을 마치고 겨울 방학 내에 한 과목이라도 개념을 정리해둬야 남은 수험 기간을 수월하게 넘길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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