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 조각, 또 다시 도마위에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올림픽 입상자들에게 주어질 금메달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조각가 피에트라니크가 68㎜ 두께의 은에다 6g의 금을 코팅해 조각한 금메달에서 문제가 된 것은 승리의 여신 니케 뒤에 새겨진 로마의 콜로세움.

그리스인들과 학자들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인 만큼 금메달에 새겨져야 할 건물은 로마의 콜로세움이 아닌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마이클 나이트 올림픽장관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지만 학계는 `무식의 소치'라며 비난을 계속했다.

호주 찰스 스터트대학의 조지 카나라키스 고대언어학 교수는 "콜로세움은 수많은 검투사와 동물이 죽어간 죽음의 장소이며 평화를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역사적 오류에 대한 책임은 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메달을 디자인했던 이탈리아의 기세페 카시올리는 파르테논 신전 대신 콜로세움을 조각하는 실수를 범했고 이후 메달은 전통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는 언론을 통해 새천년에 열리는 시드니올림픽에서만은 이같은 오류를 고쳐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묵살됐고 말았다.

결국 그리스는 2004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메달에 새겨진 역사적 오류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시드니 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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