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으면 더 맛있다' 컴필레이션 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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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필레이션 앨범(모음집)
이 인기다. 유명 가수의 히트곡을 다 모으자니 주머니 사정이 안따르고, MP3 파일에는 감질나는 팬들의 지지로 국내 팝 차트에선 단골로 등장한지 오래다. 얼마전 미국에서도〈나우 4집〉이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이변'이 일어났었다.

이번주에는 최근 출시된 컴필레이션 앨범 두 장과 미스터 빅의 발라드 모음집을 소개한다. 정해진 음식으로 상을 차리다보니 이름만 다를뿐 겹치기 일쑤인 히트곡 모음집들과 달리, 싼 값에 새롭고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는 컴필레이션 앨범 특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음반들이다.

▶Rock Critics Choice/ EMI

Jesus Came From Outta Space/ Supergrass
The Universal/ Blur

제목 그대로 록 비평가들이 '엄선한' 16곡의 록 모음집이다. 대중적인 장르에 '주류'의 자리를 내줬지만, 세월과 함께 세련미를 더한 1990년대 후반의 숨은 모던 록 명곡들을 모았다. 마니아들은 물론 록에 생소한 이들에게도 특유의 '흥겨움'과 듣는 즐거움을 부담없이 전할 명반이다.

수퍼그라스(Supergrass)
, 블러(Blur)
, 마시 플레이그라운드(Marcy Playground)
등 90년대 모던 록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영·미 밴드의 음악은 물론 마니아들에게도 생소한 시저스 팰러스(Caesars Palace)
·버트홀 서퍼스(Butthole Suffers)
등 마이너밴드의 하이브리드 록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수퍼그라스의 새음반〈수퍼그라스〉에서 발췌한 첫 곡 '지저스 케임 프롬 아우터 스페이스(Jesus Came From Outta Space)
'는 70년대 록을 연상시키는 리듬이 경쾌하다. 몽환적인 스트링·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더 유니버설(The Universal)
'은 브릿팝의 대명사 블러의 95년작〈더 그레이트 이스케이프(The Great Escape)
〉에 수록된 곡.

▶Hit Men/ Universal

Sexbomb/ Tom Jones with Mousse T.
Your Song/ Elton John

20세기를 대표하는 남자 가수들의 히트곡 모음집. 상대적으로 90년대의 비중이 크지만,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각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개성있는 음악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장점이다.

엘튼 존의 69년작 '유어 송(Your Song)
'을 시작으로 '영혼을 울리는 소울' 마빈 게이(Marvin Gaye)
의 73년 히트곡 '렛츠 겟 잇 온(Let's Get It On)
', 록 기타의 달인 에릭 클랩턴(Eric Clapton)
의 '원더풀 투나잇(Wonderful Tonight)
', R&B의 마이더스의 손 베이비 페이스의 '웬 아이 캔 시 유(When I Can See You)
, '살사 킹' 마크 앤서니(Mark Anthony)
의 아이 니드 투 노우(I Kneed To Know)
'까지 18명 스타들의 전성기 음악과 함께 지난세기 팝의 역사를 반추할 수 있다.

'섹스밤(Sexbomb)
'은 독일 프로듀서 모세 T(Mousse T)
와 노장 팝스타 톰 존스(Tom Jones)
가 함께한 작품. 시원스런 보컬과 신나는 리듬, 재미있는 가사가 듣는이를 사로잡는다. '유어 송'은 엘튼 존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곡. 어쿠스틱 사운드와 어우러진 섬세한 보컬이 매력적이다.

▶Deep Cuts/ Mr.Big

I'll Leave It Up To You
Had Enough

베이스 주자 빌리 시한이 이끄는 수퍼그룹 미스터 빅의 새천년 신보. 두 곡의 신곡과 함께 '와일드 월드(Wild Wlrld)
' '투 비 위드 유(To Be With You)
' 등 대표적인 발라드 넘버 15곡을 모았다.

'The Best Of The Ballads'란 부제로 음반을 설명했지만 서정적이고 느린 한국식 발라드를 생각하면 오산. 89년 데뷔 이후 메탈 밴드로 분류됐던 이들의 음악 중 듣기 편한 록, 발라드 넘버들을 함께 담았다.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의 탈퇴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스터 빅의 신보를 기다려온 마니아들에게도 단비같은 음반이다.

신곡 '웨어 아 데이 나우(Where Are They Now)
', '아일 리브 잇 업 투 유(I'll Leave It Up To You)
'는 에릭 마틴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돋보이는 발라드. 리치 코첸의 기타를 살려 새 분위기로 편곡한 '해드 이너프(Had Enough)
'도 신선하다.

Joins 엔터테인먼트 섹션 참조 (http:enzo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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