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삐리들 "나 반항할래!"

중앙일보

입력

지금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자. 그리고 지금 직장에 다닌다면 고등학교 때를 떠올려보자. 공부도 해야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해야하고 이성 친구도 사귀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반항도 해야지.

어른들은 학생이 공부밖에 할게 뭐 있냐지만, 할 일은 너무 많고 고민도 너무 많다. 거기다 내가 반항을 하는 이유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

거의 십몇년전 고등학교를 마친 필자로서는 요즘 애들이 대단하기만 하다. 놀 곳도 많고 알아야 하는 것도 너무 많다. 왕따라는 것도 생겼고 교내 폭력도 만만찮다고 한다. 거기다 한 싸움한다고 소문까지 났다면... 이건 해야할 일이 너무 많잖아. 공부할 시간이 없겠는걸?

임재원, 김태관
대원씨아이/ 18권까지 출간

일본만화 〈캠퍼스 블루스〉라는게 나와 인기를 끌면서 학원물 만화라면 모두 패거리로 몰려다니며 싸움질이나 하는 애들 얘기가 아니냐는 선입관이 생겼다. 사실 이 만화는 이유없이 싸우고 싸우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짱〉은 다르다.

우상고등학교 2학년인 현상태. 그에게는 아주 착실한 여자친구 지현이가 있다. 그녀는 상태가 싸움질을 하고 다니는게 마음에 들지 않고 또 싸움을 그만 두기를 바란다. 하지만 상황은 그를 가만 놔두질 않는다.

물론 싸움이 싫다. 하지만 친구를 위해서 우정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자꾸만 그를 그쪽으로 몰아가는 걸 어떡하란 말인가.
〈짱〉에 나오는 현상태는 지극히 영웅적이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밝은 사고를 갖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는 학교 내에서는 다툼이 없기를 바라고 학업에도 충실하기를 바란다.

이 만화의 매력은 너무나도 짱다운 짱이 주인공이라는 것. 그리고 적당한 코믹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악인이 없다는 인물의 구성도 그렇다. 그들도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가지고있는 똑같은 학생일 뿐인 것이다.

〈짱〉은 학교얘기와 학생들 얘기를 다뤘지만, 학교와의 충돌, 선생님과의 문제 등을 두드려져 보이지 않는다. 이 만화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상태가 좋아하는 3학년 선배들은 대입 시험준비에 몰두하고 상태는 이런 선배들을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으려 한다.
교육제도나 수업방식 등의 물리적인 부분보다는 개인적인 문제에 몰두하는 만화다.

토루 후지사와 반항하지마! (GTO)
학산문화사/ 14권까지 출간

〈상남 2인조〉의 후속작품이다. 상남고 출신의 문제아 영길(오니즈카)이 선생님이 되어서 문제의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이야기.

원제 GTO는 Great teacher Onizuka의 준임말. 여기서도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은 98년 일본 TV드라마로 방송되었고 만화 단행본 발행 부수도 전체 3000만부를 육박하는 초 인기작인다.

영길은 선생이라는 특별한 사명감도 없이 그저 재미있는 학교를 만들기위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선생이 되기로 결심한다. 교생실습을 무사히 마치고 교원임용고시라는 엄청난 시험도 통과해 드디어 선생이 되었다.

꿈에 부푼 영길은? 이런 최고의 문제아들이 모여있는 반을 맡게 된다.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 영길을 학교에서 쫓아내려는 선생들. 사방 적들 투성이인 영길은 자신이 최고의 선생님이라 생각하지만 어쩐지 학생들은 그를 따라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학생들의 장난(?)이 계속되지만 시종일관 학생들 편에 서는 선생님. 점점 문제아들은 영길의 편에 서는 듯 한데... 선생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행동들을 많이 보이지만 학생들을 우선 생각하고 그들편에 서서 행동하는 그는 진정할 선생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운학 니나잘해
학산문화사/ 24권까지 출간

"나는 공부를 하고 싶다. 나를 공부하게 내버려 둬!" 약간은 이상하다. 이게 학원물이 맞나? 혹 너무나도 교육적인 만화가 아닐까?

우리의 주인공 최충치. 그는 싸움질 그만하고 공부하라는 엄마의 명을 받들고 꼴통학교 팔팔고에서 명문고 용용고로 전학을 간다. 그러나 너무나도 유명한 그를 주먹서클에서 가만히 둘리가 없다.

최충치는 지긋지긋하게 가입을 종용하며 따라다니는 서클을 멀리하기 위해 싸우고 예쁜 여자친구 연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를 한다.

〈니나잘해〉는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는 그때그때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크게 보면 두 학교의 대결로 굳어지고 작게 보면 각 인물들의 그들 나름대로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 작품은 충치와 연두와의 관계를 이리저리 얽어가면서 등장인물들의 이성문제도 중요하게 다룬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충치의 성적도 오르는 듯 한데, 그의 소원대로 원없이 공부할 날이 있을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