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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프랑스 상원의원 플라세…캐스팅 보트 쥔 녹색당 원내대표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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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상원에 진출한 장뱅상 플라세(43·사진) 상원의원이 녹색당 원내대표가 될 전망이다. 르 피가로는 22일(현지시간) 교섭단체 구성 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 플라세 의원의 원내대표 내정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장피에르 벨 사회당 상원 원내대표는 21일 본회의에서 상원 교섭단체 구성 등록요건을 현재 15석에서 10석으로 완화하는 규정안을 정식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상원 선거를 통해 10석을 확보한 녹색당은 내년 초부터 단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 2인자이자 ‘협상의 귀재’로 통하는 플라세 의원을 둘러싼 주변 반응도 우호적이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도 개정안에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상원 348석 중 좌파와 우파가 각각 177석, 171석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색당의 협조 없이는 과반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르 피가로는 UMP가 독립성과 창조성이 강한 녹색당의 파괴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플라세 의원은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일곱 살 때인 1975년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플라세는 금융회계사로 활동하다 좌파 의회대표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1년부터 녹색당에 동참, 지난 9월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한때 UMP 의원으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듣기도 했으나 “나는 한국인이란 사실에 아무런 불명예를 느끼지 않지만 입양 2년 만에 귀화해 34년 간을 프랑스인으로 살아왔다”고 밝혀 공식 사과를 받아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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