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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협회, 농협카드 결제 거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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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만3000개 주유소가 가입한 한국주유소협회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거부하는 카드사를 상대로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이 협회 한진우 회장은 “지난 12일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로 내려달라고 카드사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난 15일부터 협회 소속 주유소에서 NH농협카드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한 회장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카드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NH농협카드가 1위로 나왔다”며 “농협이 알뜰 주유소 참여와 면세유 판매 등으로 회원사들의 반감을 가장 많이 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50개 안팎의 주유소가 팩스를 통해 가맹점 해지를 신청하고, 이 중 일부는 실제로 NH농협카드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다음 달 중순까지 카드사들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회원사들의 위임장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해 카드업계에 집단 해지를 요구할 계획이다.

 카드업계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수수료율은 모든 업종 중 가장 낮은데 추가로 인하해달라는 요구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며 “카드 수수료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진짜 이유는 강력한 경쟁 상대인 알뜰 주유소 견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특정 단체가 특정 카드사의 결제를 거부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상도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NH카드 측은 “주유소들이 정당한 절차를 밟아 해지 신청을 하면 받아줄 것”이라면서도 “해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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