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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료제 들고온 에두아도 마틴 박사 “간 망가뜨리는 B형 간염, 증상 없어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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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 사이언스 에두아도 마틴 박사.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만성 B형 간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속담처럼 될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별 증상 없이 서서히 간세포를 파괴한다.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소홀히 하면 결국 손을 쓸 수 없는 간암으로 번진다. 간암 환자의 75%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잘 관리하면 간염→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지는 간세포 손상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요즘엔 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면서 내성이 낮은 치료제도 나왔다. 지난 15일 보다 효과적인 만성 B형 간염 치료법 개발을 위해 방한한 길리어드 미디컬 디렉터 에두아도 마틴 박사를 만나 만성 B형 간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만성 B형 간염은 왜 위험한가.

 “병의 특징 때문이다. 전염성이 강한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는 20여 년에 걸쳐 아무런 증상 없이 간세포를 망가뜨린다. 간염은 간경변·간암같이 금전적 부담이 큰 간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간이 망가지기 전에 바이러스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한국의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인터페론 치료 효과가 낮고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되는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또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를 한 후에도 다시 재발하는 비율이 높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성을 고려한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B형 간염 치료제의 효과는.

 “현재 처방되는 B형 간염 치료제는 1~3년 복용하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으로 치료된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치료를 중단하면 2년 내에 약 60%가 재발한다.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간질환이 심해지는 것을 막는 게 고작이다.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효과·안전성·내성률·비용·임신계획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치료제 내성률이 낮은 새로운 약이 개발됐다는데.

 “치료제 내성은 간염 치료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그 약에 내성이 생기면 더 이상 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한다. 바이러스가 늘어나면서 간세포는 다시 파괴된다. 특히 한번 약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약에도 쉽게 내성을 보인다. 처음부터 내성 발생이 적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약(비리어드)은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내성률이 0%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 중에는 1.2%(5년 기준)가 가장 낮은 내성률이었다.”

 -간염을 예방할 수 있나.

 “만성 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간염에 걸리지 않았어도 항체가 없다면 우선적으로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특히 B형 간염은 주로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산모에게 태어난 아기에게 혈액으로 전염된다. 이 아기는 반드시 백신을 맞아야 한다.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바이러스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약을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간이 망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음주·흡연은 간염 유발인자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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