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 주고 있습니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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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호 22면

건국대 김시월(소비자정보학과) 교수와 고려대 성영신(심리학과) 교수의 특별 강연 요지.

소비자 경영대상 초청 강연

김시월 교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교육’

소비자에게는 신체의 위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공정하고 신속하게 피해구제를 받을 권리 등 다양한 권리가 있다. 동시에 책임도 있다. 자유시장경제를 구성하는 주체로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해야 하고,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와 책임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2005~2011년 해마다 대학생 500~7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2009년까지는 소비자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지난해부터 책임이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책임이 중시되는 경향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 즉 프로슈머 등장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소비자의 반응이나 욕구가 기업 생산의 원천이 되는 시대다. 미디어의 발달로 생산 과정에서 소비자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상품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힘써야 한다. 좋은 소비자가 좋은 기업을 만들고, 좋은 기업이 좋은 소비자를 만든다.

성영신 교수
‘소비는 행복을 부르는가’

기업은 제품·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소비자는 시간·돈·노력을 들여 이를 구매한다. 양자의 교환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는가. 예전에는 기업이 주도권을 가졌지만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다. 기업은 소비자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56달러였지만 소비는 3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소비가 행복을 주리라는 기대에서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다. 소비는 실용성과 쾌락성, 혜택의 현재성과 미래성, 지향성(자신·타인·사회)에 따라 크게 일상소비·놀이소비·친환경소비 등 아홉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비의 빈도와 소비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나. 소비 빈도가 높다고 소비 행복이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다. 할인점에서 생활 필수품을 구매하는 일상소비는 빈도는 높지만 소비 행복도는 낮다. 윤리적인 소비와 취미활동 같은 수집소비는 빈도는 적지만 행복도는 높다. 놀이·외모 가꾸기는 그 빈도와 행복이 비례한다. 이런 관계를 잘 파악해야 한다. 기업이 소비자를 행복하게 해주면 소비자는 저절로 찾아온다. 그런 소비자는 다시 기업을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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