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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2) – 줄리메컵의 첫 주인공, 우루과이

중앙일보

입력

우여곡절끝에 첫 월드컵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개최되었다. 우루과이 월드컵의 참가국은 모두 13개 팀. 1930년 6월 22일 유럽을 떠나 브라질을 거쳐 7월 5일 우루과이에 도착한 벨기에, 프랑스,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유럽 4개국과 북미를 대표하는 미국, 그리고 개최국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브라질, 페루,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 8개 팀이 첫 월드컵의 주인공들이다.

우루과이의 초청형태로 월드컵에 참가한 13개국은 4개조로 편성됐다. 각 조에 톱시드를 배정 받은 국가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미국이었다. 유럽은 단 한국가도 시드를 받지 못했고, 스코틀랜드 선수들을 대거 귀화시킨 미국은 강팀이라는 평가와 함께 톱시드를 배정 받았다.

당시 조 편성은 다음과 같다.

1조 : 아르헨티나, 프랑스, 멕시코, 칠레
2조 : 브라질, 유고슬라비아, 볼리비아
3조 : 우루과이, 루마니아, 페루
4조 : 미국, 벨기에, 파라과이

그리고 1930년 7월 13일 드디어 월드컵 첫 경기의 휘슬이 울렸다. 첫 경기의 주인공은 FIFA 회장 줄 리메의 고국인 프랑스와 멕시코. 당초 우루과이의 계획은 10만 여명이 수용 가능한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 선수들이 개막전을 치르려 했다.

그러나, 경기장 건축이 지체되고 개막전이 열리는 7월 14일이 프랑스의 대혁명 기념일이었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한 줄 리메 회장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개막전의 영광을 프랑스에게 넘겨줬다.

프랑스와 멕시코의 월드컵 첫 경기는 프랑스가 멕시코를 4-1로 꺾으며 월드컵 첫 승리를 장식했다. 프랑스는 전반 시작 10분만에 골기퍼 테포가 턱뼈가 깨지는 부상을 당해 10명이 뛰는 불리함속에서도 멕시코를 완파했다. 첫 경기였던 만큼 월드컵 기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기다. 월드컵 사상 첫 골의 주인공 루시엥 로랑, 월드컵 첫 부상자 프랑스 테포 등 많은 기록을 남겼다.

첫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은 국가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였다. 두 팀은 당시 숙명의 라이벌로 국민간의 응원경쟁도 치열했다. 두 팀은 월드컵 결승전 이전에 이미 1927~28년 남미 선수권과 28년 올림픽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남미 선수권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올림픽에서는 우루과이가 각각 승리해 1930년 월드컵 결승전은 진정한 승자를 가리는 무대이기도 했다.

개최국 우루과이는 조별 예선에서 페루와 루마니아를 누르고 준결승에서 유고슬라비아를 6-1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예선에서 칠레, 프랑스, 멕시코를 꺾고 준결승에서 미국을 6-1로 누르며 결승에 올라왔다.

두 팀의 결승전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우루과이로 향하는 라플라타만을 횡단하는 배위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절규했고 배를 타지 못한 국민들은 대통령에게 우루과이호 가는 배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우루과이측은 아르헨티나에 제공한 결승전 티켓을 1만으로 제한해 아르헨티나 국민의 출입을 통제했고, 경찰은 200여정에 가까운 권총을 아르헨티나 관중들로부터 압수했다.

팽팽한 긴장감속에 9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인 센테나리오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리기 직전 두 팀은 어떤 공을 사용할 것인지 다시 한번 대립했다. 공인구가 없던 당시 각 국은 선호하는 축구공이 모두 달랐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모두 자국의 공을 주로 사용했다. 결국 주심은 전반전은 아르헨티나의 공을, 후반전에는 우루과이에서 만든 공을 사용하기로 합의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전반전은 아르헨티나의 분위기였다. 우루과이의 도라도에게 선취점을 내준 아르헨티나는 페우셀라와 득점왕 스타빌레의 연속골로 2-1로 리드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전에 들어서자 흐름이 역전됐다.

전반내내 아르헨티나에 끌려다니던 우루과이는 자국의 공을 사용한 후반전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익숙한 공을 사용하기 시작한 우루과이 선수들은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우루과이는 57분 셰아의 골로 동점을 이룬 후 68분 이리아르테의 결승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 종료 직전인 89분에는 외팔이 스트라이커 카스트로가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아르헨티나에게는 전반전의 2골이 전부였다.

결국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에 4-2로 승리하며 줄리메컵의 첫번째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아르헨티나는 심판의 편파판정에 항의하며 소동을 일으켰지만 이미 줄리메컵을 우루과이의 품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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