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 귀화 경보스타, 중국 심술에 절규

중앙일보

입력

세계여자경보 스타 천위에링(31.미국)이 중국의 `심술'에 절규하고 있다.

은퇴 공백을 딛고 8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다시 서고 싶지만 옛 조국이 `딴죽'을 걸어 시드니올림픽 참가가 좌절된 때문이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10㎞경보에서 금메달을 땄던 천위에링이 미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영어를 공부하러 미국에 건너온 지 7년 만인 지난 4월.

운동삼아 빨리 걷기를 하다 98년 6월 다시 경보에 뛰어든 그는 지난달 미국대표선발전에서 준우승, 출전권을 따며 꿈을 부풀렸으나 1일(한국시간) 중국에서 온 편지를 뜯어보고 그만 통곡하고 말았다.

편지 내용은 "올림픽 출전을 불허한다"는 것으로 지난 2년간 이국땅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그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간 무분별한 `스카우트 경쟁'을 막기 위해 귀화선수의 올림픽 출전과 관련, "시민권 취득후 3년이 지나거나 모국의 동의를 얻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천위에링이 시드니에 가려면 중국의 `이적동의서'가 필수적이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에 미국이 반발하는 것은 탁구와 배드민턴의 경우 미 귀화선수 3명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한 중국의 이중적 태도 때문이다.

결국 메달 가능성이 없어 중국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수만 구제하겠다는 놀부심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천위에링은 "조국이 결정을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IOC에라도 호소하겠다"고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IOC는 내정간섭을 배격하고 있어 중국이 `비신사적 행위'를 거두지 않는한 천의 올림픽 2관왕 노력은 `원천봉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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