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험대에 선 블래터 FIFA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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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월드컵 유치경쟁에서 자신이 지지한 남아공이 독일에 패해 입지가 위축됐던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이 재선을 향한 시험대에 섰다.

시험장은 3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 지난달 블래터회장은 구설수에 올랐던 개최지 선정과정의 재조사와 함께 유럽에 편중된 개최지를 타 대륙에 분산시키기 위한 원칙마련을 제안했다.

블래터는 또 유럽인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집행위원회의 인적구성을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조직의 내부개혁의지까지 비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블래터의 제안들이 이번 회의에서 얼마나 수용될 것인가가 2002년 FIFA총회 차기회장선거에서의 재선여부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래터의 자리를 넘보는 차기 회장후보군에서는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회장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

오래전 부터 블래터-아벨란제의 커넥션에 반기를 들었던 요한손은 독일의 유치결정과 함께 블래터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렸고 정몽준 회장도 여타 아시아 국가 위원들과 함께 독일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블래터회장에게 이미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의를 앞둔 블래터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결정에 대한 재조사 요구는 결코 독일이 월드컵유치를 위해 오랜기간 걸쳐 이룬 성과를 깎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선 뒤 "월드컵유치의 기회균등과 투명성을 보장하자는 것이 목적이다"고 밝혔다.

블래터회장은 또 "4년이라는 시간은 해야할 일들을 수행하기에 너무도 짧은 시간이기에 2002년 회장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재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블래터가 '개혁안'을 관철시키며 손상된 입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전 세계 축구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리히<스위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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