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유기자의 미국 골프 체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골퍼들은 핀까지 50~80야드 안팎의 거리에 공이 놓여있을 때 고민한다.

개인에 따라 거리의 차이가 있겠지만 '샌드 웨지를 잡고 4분의3 스윙을 할 것인가' , 아니면 '피칭 웨지로 하프 스윙을 할 것인가' 망설이게 된다.

프로선수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설안(경희대)
이 필드 레슨 도중 필 리츤 선생에게 "피칭 웨지로 해결할 수 없는 짧은 거리의 샷은 어떻게 합니까" 라고 물었다.

리츤은 "그런 경우 골퍼들은 대부분 스윙을 하다 멈추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며 "특정 클럽이 낼 수 있는 거리보다 짧은 거리로 샷을 날려야 할 때 거리를 어떻게 조절하느냐" 고 되물었다.

전은 "힘을 줄여 스윙을 살살 한다" 고 대답하자 리츤은 그린 앞 약 80야드 지점에 공을 놓더니 "어디 한번 피칭 웨지로 핀을 노려 쳐보라" 고 요구했다.

플로리다의 강한 바람과 마주선 전설안의 샷은 50야드 지점에 있는 벙커에 빠지고 마는 '짤순이' .
리츤은 "거리를 줄이려고 샷을 하다 멈췄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더 받았고 거리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고 미스 샷의 이유를 알려줬다.

리츤은 "이럴 때는 백 스윙을 짧게 줄이되 드라이버샷을 날리듯 스윙은 힘차게 끝까지 피니시하라" 고 했다.

요령을 익힌 전의 샷은 신기하게도 공이 바람을 심하게 타지도 않았고 딱딱한 그린에서도 백 스핀까지 걸리며 핀을 향했다.

지난달에 열렸던 US여자오픈 골프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김미현(24.한별텔레콤)
에게는 우승 찬스가 두번 있었다.

김미현은 캐리 웹을 1타 차이로 추격했던 8번홀(파5)
에서 티샷과 세컨드샷을 잘 쳐 그린 앞 약 60야드 지점에서 세번째 샷을 하게 됐다.

그러나 그린 앞에는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었고 에지에서 핀까지의 거리는 불과 3m 남짓이었다.

또 핀 뒤쪽은 심한 내리막이어서 샷을 길게 해 안전한 온 그린을 시도할 경우 11야드가 넘는 퍼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버디를 낚기가 쉽지 않았다.

한참 고심하던 김미현의 샷은 벙커를 살짝 넘더니 그린 앞 러프에 빠져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스윙을 중간에서 멈춰 거리를 조절하려 했기 때문에 빚어진 실수였다.

백 스윙의 크기로 정확한 거리를 내는 능력은 충분한 연습이 뒤따라야 한다.

성백유 기자<caroli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