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빚진 사람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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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동네에 빚진 사람은 오히려 더 많다. 많이 버는 만큼 씀씀이도 커지는 탓이다.

고액 연봉자들이 몰려사는 실리콘밸리가 미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개인 부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너제이 머큐리지는 시장조사기관인 크라리타스의 조사를 인용, 실리콘밸리 지역 중 하나인 산타 클라라 카운티의 지난해 가구당 부채가 평균 9만6천6백43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평균 연봉이 5만1천4백9달러로 미국내 최고 수준이다.

연봉 7만달러인 한 반도체 세일즈맨은 2만2천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저축은 2백달러가 전부다.스포츠카 구입, 빈번한 주말 여행 등으로 버는 돈을 탕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너제이는 최근 1백여개의 고가품 상점이 들어서고 쇼핑몰 주차장이 증설되는등 소비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실리콘밸리의 엄청난 집세도 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상환금(모기지)를 제외하면 산타 클라라의 가구당 부채는 1만4천달러(미국내 31위)로 뚝 떨어진다.

이처럼 잠재적 파산자들이 늘자 실리콘밸리에서는 무절제한 소비로 궁지에 몰린 고객들에게 올바른 지출 방법을 알려주는 개인신용 상담회사들이 성업중이다.

대표적 업체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신용 카운셀링(CCC)의 이사 마릴린 테인은 "경기가 조금만 하락하면 개인파산 사태가 속출할 것" 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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