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어디까지 떨어지나…'안개낀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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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관계자들은 지난주 초반까지만 해도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지다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지수 7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가 바닥 논쟁' 이 다시 일고 있다.

대체로 종합주가지수 650과 코스닥지수 100이 심리적인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나 SK텔레콤 같은 우량주를 파는 것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이들 종목을 파는 이유가 단순한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한국 주식비중을 낮추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이 왜 삼성전자와 같은 핵심우량주를 파는 것일까. 우선 미 나스닥의 폭락이다.

아마존.노키아 등 첨단종목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데다 지난 28일 발표된 2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아 미 중앙은행이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번째는 태국 등 아시아 지역의 통화불안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후 외국인들이 아시아 투자비중을 늘린 것도 따지고 보면 한국의 삼성전자.현대전자.SK텔레콤 등 일부 종목에 국한된 것이다.

아시아 통화불안으로 돈을 빼게 된다면 그동안 사들였던 이들 종목을 파는 것이 당연하다.

만일 원화환율이 오를 기미를 보이면 외국인들이 주식을 파는 강도가 세질 수 있다. 이 경우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은 오르는 더욱 나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2천7백억원 이상 순매도한 지난 28일 달러당 원화환율은 3원 이상 올랐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고점보다 20% 이상 주가가 떨어져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손절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시장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만큼 주식투자 자체를 쉬거나, 투자할 경우 ▶지수에 연연하지 말고▶현금비중을 늘려나가며▶포항제철.담배인삼공사.가스공사 등 공기업 및 중소형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31일 삼성.현대를 포함한 16개 그룹이 처음으로 결합재무제표를 감독당국에 제출한다. 결합재무제표란 그룹사간 내부거래나 지급보증 등을 제거한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성적표다. 투자자들은 이것과 기존의 재무제표 간에 어떤 차이가 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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