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신용카드 없이 살 수 없는 시대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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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업계는 현대판 삼국지다. 12개 은행 연합체인 비씨카드는 이미 40%의 점유율로 멀찌감치 앞서 있고 여기에 LG, 삼성, 국민카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2위자리를 다투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은 LG카드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박빙의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원인이 뭔가?
“기본에 충실한 것이 주효했다. 어차피 개인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내 놓고 고객기반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고객기반은 카드회사의 자산이다. 또 영업력을 강화해 신규발급을 대폭 늘렸다. 경품이나 프로모션은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

─특별한 상품이 있나?
“기존에는 카드의 개념이 ‘범용성’이었다. 서울이나 제주나, 60세 노인이나 20대 직장인이나 같은 카드를 썼다. 하지만 이제 지역별, 연령별로 적합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우리 회사가 가장 먼저 타깃팅된 계층을 위한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사의 수익모델은?
“크게 가맹점 수수료와 이자수입으로 나뉜다. 올초에 이슈가 된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사실 회사 입장에서 큰 수입이 못된다. 대손충당금, 통신망 유지비, 금융비용을 생각하면 취급액의 1%도 안되는 마진이다.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현금서비스, 할부판매에서 나오는 이자소득이다.”

─현금서비스는 신용카드 사용활성화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은 것 아닌가?
“지금은 개인들이 돈을 조달할 방법이 카드밖에 없다. 우리나라 은행은 개인금융서비스가 약하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가불도 하고 개인끼리 빌려 주는 사채도 있었고, 지하철이나 시장에서 급전을 빌려 주는 곳도 많았다. 이제 그런 곳이 있나?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는 게 시장원리다.”

─은행에서도 못하는 개인금융을 어떻게 하고 있나?
“은행은 그 사람이 자기 자산을 근거로 신용평가를 한다. 우리는 수년간 거래해 온 사람의 행동을 근거로 신용평가를 한다. 이점이 차이다. 때문에 우리는 담보나 자산이 없는 사람에게도 적절한 신용평가를 가지고 있지만 은행은 그렇지 못하다.”

─흑자로 전환되면서 수수료나 이자율, 보상기간을 늘리라는 소비자단체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한 해 흑자가 났다고 바로 물건 값을 내리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수익이 증가하면 개인별로 신용의 차이에 따라 금리를 차별화하고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앞으로 신용카드 시장의 전망은?
“더 이상 올해처럼 폭발적으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신용카드 없이 살 수 없는 시대는 곧 온다. 전자상거래나 예약문화의 확대에는 신용카드가 필수적이다.”

인터뷰 이헌출 LG캐피탈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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