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리조나에 합류한 커트 실링은 누구

중앙일보

입력

26일(한국시간)
성사된 트레이드에서 애리조나는 커트 실링을 얻기 위해 오마 달, 트래비스 리에 유망주 빈센트 파이야, 넬슨 피겔로아까지 내주는 희생을 치뤘다.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는 적어도 이번 시즌이 끝나야 겠지만 막대한 자금력과 풍부한 유망주, 게다가 궁지에 몰려있는 애리조나의 상황까지 고려해보면 그들로서는 충분히 저지를만한 '모험'이었다.

한 때 랜디 존슨(애리조나)
과 함께 메이저리그를 양분하는 '닥터 K'로 군림했던 실링은 필라델피아의 '고독한 에이스'이자, '가장 운없는 특급투수'였다.

보스턴에 입단(86년)
, 볼티모어, 휴스턴을 거쳐 92년 필라델피아에 정착한 실링의 최전성기는 97년. 그 해 실링은 물방망이 타선에도 불구하고 17승(11패, 방어율 2.93)
을 올렸고, 319탈삼진은 86년 마이크 스캇 이후 내셔널리그에서 11년만에 나오는 300탈삼진 기록이었다.(이 해 몬트리올의 페드로 마르티네스 역시 300탈삼진을 돌파했다.)

게다가 실링은 이듬 해인 98년에도 300탈삼진을 기록함으로써 메이저리그 역사상 다섯번째로 2년 연속 300탈삼진 명단에 등록했다.

항상 부실한 팀타선 때문에 다승과 인연이 없었던 실링은 지난 해 전반기에만 13승(2패)
을 따내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강력한 후보로 등장했으나, 아내의 출산에 어깨부상으로 인한 수술까지 곂쳐 시즌을 조기 마감하고 말았다. 시즌 성적 15승 6패 방어율 3.54.

실링은 150km 대의 직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전형적인 파워피쳐. 위력적인 직구와 함께 뛰어난 컨트롤까지 갖춰 '파워피쳐의 표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실링의 직구는 꿈틀거리는 움직임이 대단히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밖에 실링은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함께, 좌타자와 대결할 때 사용하는 스플리터를 던진다.

직구와 거의 비슷한 스피드로 들어오다가 막판에 급작스런 변화를 일으키는 스플리터는 컷 패스트볼과 함께 좌타자를 상대할 때 강점을 갖는 구질. 실링은 스플리터를 완성한 97년부터 특급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특히 이점은 체인지업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박찬호에게는 주목할 만하다.

올 시즌 현재 실링은 어깨 수술에 대한 후유증을 톡톡히 겪으며 6승(6패 3.91)
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8경기에서는 5승 2패 방어율 2.00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게임당 평균 투구이닝이 7.8이닝에 달해 특유의 연투능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J.D. 드류와 맷 모리스를 내건 세인트루이스, 클리블랜드, 시애틀 등을 제치고 실링 영입에 성공한 애리조나는 이로써 '좌존슨-우실링'의 막강 투톱체제을 갖게 됐다.

Joins.com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 메이저리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조인스 스포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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