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3조 달러 미국, 오바마가 진두지휘…세계의 공장 중국, IT 수출국 변신 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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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앞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고수’들의 최근 승부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노동집약적 수출 품목에서 벗어나 자국만이 갖고 있는 기술력으로 무역 강대국의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무역 3조 달러를 달성한 미국은 항공기 수출에 집중한다. 지난달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국 항공제조업체 보잉과 인도네시아 민간 항공사 라이언에어 간의 항공기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보잉은 라이언에어에 신형 보잉737 여객기 ‘맥스’ 239대를 공급하게 됐다. 추가 주문량을 포함, 보잉의 전체 수주액은 350억 달러(약 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계약식 참관 뒤 “미국 행정부와 수출입은행이 보잉과 라이언에어의 거래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에 비행기는 2008년 이래 미국 1위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값싼 노동력 덕에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마저 달라지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의류·완구·신발과 같은 노동집약적인 제품을 많이 수출했지만, 최근엔 컴퓨터·전화기와 같은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석유·가스 생산공장의 설계부터 시공까지를 수주하는 플랜트 산업에 주목한다. 국제무역연구원 제현정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선박·석유제품·반도체·LCD·자동차·휴대전화 등 6개 품목의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을 다양하게 갖추는 것이 무역 최강국으로 발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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