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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암스트롱 인간승리 드라마 또 연출

중앙일보

입력

타이거 우즈가 브리티시 오픈 정상에 오르던 날 도버해협 건너 프랑스에서는 암을 극복한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29.미국) 의 인간 승리가 이어졌다.

4년 전 생존율 40%에 불과한 고환암을 선고받고도 투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사이클을 탔던 암스트롱이 24일(한국시간) 끝난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대회 '투르 드 프랑스' 를 2연패했다.

암스트롱은 대회 마지막날 파리 시내를 일주하는 21구간 결승점을 전구간 합계 92시간33분8초로 통과, 지난해에 이어 우승자의 상징인 '옐로 저지(노란 셔츠) ' 를 걸쳤다.

프랑스 서쪽 테마파크 푸트로스코프를 출발, 21일 동안 프랑스 전역(총거리 3천6백61.5㎞) 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일주하는 레이스에서 암스트롱은 지난 11일 피레네 산맥를 넘는 10구간(2백5㎞) 난코스에서 종합 1위로 뛰어오른 뒤 줄곧 선두를 지켰다.

올해 대회에는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3㎝나 짧은 마르코 판타니(이탈리아) 등 1백80여명이 출전해 평지와 산악지대를 오르내리며 인간 한계를 시험했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인 암스트롱은 1993년 세계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96년 고환암을 선고받으며 그의 선수생명은 끝나는 듯했다. 그는 암세포가 폐와 뇌 일부에까지 퍼져 한쪽 고환과 뇌의 일부를 떼어내는 대수술을 받은 뒤 화학요법으로 생명을 연장했다.

사이클 단거리가 주종목이었던 그는 2년여의 투병생활을 거치면서 오히려 끈질긴 지구력과 강인한 체력을 요하는 산악 투어 사이클링으로 주종목을 바꿨다. 장기 레이스를 통해 자신의 투병 의지를 시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한 그는 클린턴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9개월 된 아들에게 아버지의 자랑스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 는 그는 상금으로 받은 32만2천2백달러(약 3억5천여만원) 는 지난해 설립된 '암스트롱 암 연구재단' 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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