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백 이집트” 올 최고의 트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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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집트여, 돌아온 걸 환영한다 #1월 25일(Welcome back, Egypt #Jan25)’.

 이집트 민주화 운동을 발 빠르게 전파한 와엘 고님(Wael Ghonim·30)이 지난 2월 12일 올린 글이 ‘2011 최고의 트윗’으로 선정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위터는 올해 1~11월 전송된 900억 개의 트윗 가운데 영향력·전파력·중요도를 기준으로 고님의 트윗을 포함해 올해의 트윗 10개를 선정했다.

 고님의 트윗은 ‘아랍의 봄’을 상징한다. 1월 25일 이집트 시위의 시작과 2월 12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 퇴진까지 격변의 과정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중동·북아프리카 마케팅 책임자인 고님은 신분을 숨기고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이집트 혁명의 상징적 인물)’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시위의 조직화에 앞장섰다.

 트위터의 원동력인 속보성도 주목받았다. “새벽 1시에 헬리콥터가 아보타바드 상공을 맴돌고 있다”는 파키스탄 정보기술(IT) 전문가 소하이브 아타르의 트윗은 2위로 뽑혔다. 무슨 일인지 알지도 못한 채 심상치 않은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린 아타르가 ‘오사마 공격’을 생중계한 셈이 됐다. 이는 미국 백악관의 오사마 빈 라덴 사망 공식 발표보다 7시간 앞선 뉴스였다.

 “트위터는 우리를 인간적인 방법으로 연결해 준다”는 공동 창업자 잭 도시의 말도 실현됐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미국 뉴욕의 노숙인 대니얼 모랄레스가 11년 전 사진과 함께 올린 “딸 이름은 세라 M 리베라입니다”란 짤막한 글은 3위에 올랐다. 27세가 된 세라는 바로 그 다음 날 전화를 해 왔다. 영국 폭동 사건 이후 엉망이 된 거리를 보고 “런던, 빗자루를 들자”고 제안한 배우 앤드루 헤이든 스미스의 트윗도 5위를 차지했다.

 일본과 터키를 강타한 지진 피해 속의 구호 요청도 각각 7위와 9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트위터를 열었고, 구조대는 제보에 발 빠르게 답했다. 이들이 올린 트윗은 절망 속에서 생명을 구해 냈다. 이외에도 비행기 탑승 중 포착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인데버호 발사 장면과 장애인용 TV 자막의 허술함을 지적한 트윗이 각각 6위와 8위에 선정됐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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