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약 개발에 690억 원 투자 …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 꿈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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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약 후보물질연구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어려운 시기일수록 글로벌 신약개발에 집중하겠다.” 대웅제약의 불황 타개책은 단순하다. 적극적인 R&D투자로 신약을 개발해 해외에 팔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어려운 시기에도 미래를 대비해 결정적인 순간엔 한 단계 도약하는 경쟁력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바로 혁신 신약을 통해서다. 혁신 신약은 특정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최초로 개발된 약물을 말한다. 새로운 학설을 근거로 개발하기 때문에 작용기전·약효·부작용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야 한다. 때문에 성공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연구자금과 시간을 필요로한다. 반대로 개발에 성공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R&D로 승부 … 올해 매출액 대비 9% 투자”

대웅제약은 지속적인 R&D 투자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돋움하려 한다. 이를 위해 대웅제약은 지난해에만 연구비에 557억 원(매출액 대비 8.30%)을 투입했다. 올해도 전체 매출의 9%에 해당하는 690억 원을 신약 R&D에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100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안정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다.

 신약개발을 위한 인력투자도 활발하다. 2008년 179명에서 2009년 192명, 2010년 235명, 올해 265명으로 연구인력을 강화했다. 글로벌 R&D 연구소와도 긴밀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뚝심 있는 투자로 글로벌 신약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최수진 대웅제약 상무는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신약개발 R&D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강력한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은 대웅제약의 핵심적인 미래 가치”라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성과 순항

지속적인 R&D투자에 힘입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 성과도 눈에 띄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대표주자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현재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메디프론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도 최근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둘 다 난치성 질환으로 해당 질환 내 전문치료제가 없어 개발이 완료되면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이곳에서 개발한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 ‘DWP05195’는 부적절한 통증 인식을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통증을 인식하고 전달하는 ‘캡사이신 수용체’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식이다. 약물을 통해 캡사이신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면, 정상적인 감각은 유지하면서도 잘못된 통증신호만 차단하는 효과를 보인다. 캡사이신 수용체 길항제로 신경병증성 통증을 적응증으로 임상 2상까지 진입한 약물은 이 제품이 세계 최초다.

 중추신경계 개발 전문기업인 메디프론과 공동개발 중인 알츠하이머치료제(DWP09031)도 주목할 만하다.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서로 응집되는 것을 억제한다. 또 이러한 작용으로 발생하는 독성을 줄인다.

 대웅제약은 현재 이 약물의 전 임상을 미국 내 임상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올해 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 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글로벌 신약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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