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메세나협의회 선정 7대 메세나 기업 ① 벽산엔지니어링 김희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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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국 줄리아드음대 학생들이 모여 1995년 창단한 세종솔로이스츠. 벽산엔지니어링의 김희근 회장은 2006년 이 단체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이사장을 맡았다.

기업들의 메세나(Mecenat) 활동이 활발하다. 메세나란 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기업들의 공익 차원 지원을 말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선정한 기업 혹은 기업인의 메세나 활동을 7회에 걸쳐 소개한다.

벽산엔지니어링의 김희근(65·사진) 회장은 예술 분야 직함이 많다. 현악 앙상블인 세종솔로이스츠 이사장,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사장,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 이사장, 예술의전당 후원회 부회장, 현대미술관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계 대표 위원으로 선임됐다. 재계 의견을 모아 예술정책에도 관여하는 자리다.

 19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예술을 후원해온 김 회장은 다양하고 폭넓은 후원 경험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것은 세종솔로이스츠의 ‘석좌단원’ 제도. 단원 중 가능성이 있는 연주자를 뽑아 연간 연주료와 이동 경비 등을 지원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과다니니 같은 현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해 준다. 세종솔로이스츠의 단원인 바이올리니스트 중 대만 태생인 천웬황, 한국의 조성원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김 회장이 세종솔로이스츠에 도입했다. 예술 단체에 지원금만 내놓는 대신 연주자를 선택해 집중 육성하는 ‘아이디어 후원’이다. 이처럼 그의 예술 후원은 독특하다. 올해 한국메세나협의회 선정 메세나인상을 수상한 것도 이처럼 차별화된 기부 활동 덕이다.

특히 후원은 기업 대신 개인 기부 위주로 이뤄진다. 수백 년 된 고가의 현악기도 개인 재산으로 사들여 연주자들에게 빌려주는 식이다. 또 오케스트라, 현악 앙상블 등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후원 영역을 결정한다. 김 회장의 관심이 넓어질수록 예술 후원도 활발해진다. 음악에 이어 연극으로 시야를 넓힌 김 회장은 이 분야 지원을 위해 벽산 희곡상 제정을 계획하고 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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