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7월 셋째주 주간 리뷰

중앙일보

입력

짧지만 달콤했던 휴식기간이 지나고 이제 메이저리그는 후반전으로 접어들었다. 비록 박찬호의 계속된 부진과 김병현의 부상소식으로 아쉬운 한 주였지만, 포스트시즌을 향한 각 팀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1. Raising Giants

샌프란시스코의 저력이 무섭다. 항상 갖고 있는 전력 이상의 무언가를 발휘하는 샌프란시스코의 미스테리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6월 중반까지만 해도 승률 5할도 버거워하며 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었던 자이언츠는 7월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타게 된다. 7월 2일 대 다저스전 이후로 8연승, 최근 15경기에서 13승 2패의 엄청난 승률을 보이고 있다.

러스 오티즈가 극심한 부진에 빠진 선발진 보다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자랑인 불펜진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재기 여부가 불투명했던 랍 넨(3승 3패 21세이브 2.13)
이 팔꿈치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데다가, 넨의 앞에서 '사전정지작업'을 해주고 있는 펠릭스 로드리게스(3승 2세이브 15홀드 2.96)
는 자이언츠 연승의 큰 힘.

타선에서는 홈런왕 레이스에 끼어든 배리 본즈와 함께 제프 켄트, J.T. 스노우의 방망이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스위치히터를 포기하고 올해부터 좌타석에서만 들어서게된 스노우는 그동안 고질병으로 지적됐던 '좌투수에 약한 문제'를 말끔히 고치며 3할1푼4리의 고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좌투수 상대타율 .203 올시즌 좌투수 상대타율 .296)

제프 켄트는 더 화려하다. 현재 85타점으로 내셔널리그 1위를 마크하고 있는 켄트는 지난해보다 49경기 단축한 89경기 만에 23홈런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켄트는 41개 이상의 홈런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기록인 31개를 경신할 수 있다.

'마술사'로 불리우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 아래 언제나 똘똘 뭉친 팀웍을 자랑하는 자이언츠는 '콩가루 구단' 다저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 Rockie Mountain High

봉우리가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던가. 로키산맥의 골은 깊기도 하다. 한때 정상에 올랐던 콜로라도의 추락이 시작했다. 지난 2경기에서 승을 거두며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11연패의 충격은 너무나 컸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 시즌 첫 선두에 나서기도 했던 콜로라도는 현재 지구선두 애리조나에 4.5게임차 뒤진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사실 콜로라도의 문제는 '두얼굴을 가진' 타선에서 비롯된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팀타율 2위(.291)
, 득점 1위(553)
를 유지하며 강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콜로라도의 실체는 '안방 호랑이'.

콜로라도는 원정경기에서의 팀타율이 2할3푼대에 불과하며, 장타율이 3할이 안되는 메이저리그 유일의 팀이다. 타선을 주도하는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겨우 투수력을 추스려놓은 콜로라도에게 다시 머리아픈 문제가 생긴 셈이다.

3. 우리에게 아직 희망은 있다

지난 10경기에서 7승을 올린 신시내티 레즈가 했을법한 말이다. 최근 신시내티는 타선이 살아나면서 1위팀 세인트루이스와의 승차를 서서히 좁혀나가고 있다. (19일 현재 7경기 차)

지난주 내셔널리그 최다안타 순위 5위 안에는 레즈 소속이 세 명. 15개의 안타로 1위를 차지한 크리스 스타인스(타율 .545)
를 비롯, 배리 라킨(3위, 12안타 .429)
, 션 케이시(5위 11안타 .423)
가 포진됐다.

특히 깊은 부진에서 돌아온 션 케이시가 반갑다. 지난주 케이시는 6경기에서 11안타(2루타 3개, 홈런 2개)
를 몰아치며 타율을 단숨에 2할 7푼대로 끌어올렸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주니어'의 부진. 단테 비솃마저 회복된 상황에서 이제 마지막 남은 켄 그리피의 폭발을 기대해 본다.

4.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 게리 셰필드

거포들이 즐비한 내셔널리그 홈런랭킹에서 전혀 예상밖의 인물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LA다저스 게리 셰필드. 지난 17일 '금주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던 셰필드가 후반기에 친 7안타 중 홈런은 무려 5개. 덕분에 셰필드는 현재 32개의 홈런으로 2위 그룹(마크 맥과이어, 켄 그리피 주니어, 배리 본즈)
를 두개차로 따돌리고 있다.

밀워키 시절이던 92년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차지하고, 플로리다 소속이었던 96년에는 42개의 홈런을 쳤던 셰필드는 언제나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경우.

그러나 마이크 피아자와 트레이드되어 다저스로 오게 된 98년부터 셰필드는 매년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인 ESPN과의 인터뷰에서 셰필드는 "다저스 트레이드 후 은퇴의 기로에 섰던 나에게 아내의 힘이 컸다."며 아내의 내조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은 셰필드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5. 다음주 Preview

21일 오전 11시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하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번째로 한 ·일대결을 벌이게 된다. 항상 제구력이 문제가 되는 박찬호와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마사토 요시이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김병현의 애리조나는 세인트루이스와의 홈2연전을 치룬 다음 신시내티로 이동,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3연전을 갖는다.

다음주 빅게임은 애틀란타-뉴욕 메츠의 라이벌전.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뉴욕 메츠는 애틀란타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를 당할 경우, 지구 1위는 물론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탈락할 위기에 있다.

Joins.com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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